재미교포 출신 가수 에일리가 만만치 않은 시월드를 만났다. 에일리가 생활할 시댁은 역사와 전통을 중시하는 뼈대 있는 가문. 에일리가 태어나고 자란 미국의 문화와는 차이가 있는 집안이었다.
지난 18일 방송된 JTBC ‘대단한 시집’에서는 에일리가 생애 처음으로 시집생활을 시작하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이날 재미교포 며느리 에일리가 한국의 전통문화와 엄격한 전통예절을 중시하는 시댁식구들과의 첫 대면에서 당황해 하고 긴장하는 모습이 재미를 선사했다.
에일리의 시댁은 경북 문경에서 250년째 도자기를 만드는 가업을 잇고 있는 집안. 중요무형문화재 105호(사기장) 백산 김정옥이 에일리의 시할아버지였다. 에일리와 시댁의 만남은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에일리는 혼례복을 입고 가마에 타서 덜컹거리며 시댁에 무사히 도착했다. 자신을 마중하러 나온 신랑도 혼례복을 입고 에일리를 맞이했다.

두 사람은 인사를 나누고 바로 집으로 들어갔다. 에일리는 “예능도 처음이고 시집도 처음이라 너무 떨린다”고 크게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에일리의 시댁은 뭔가 남다른 포스가 풍겼다. 지금까지 ‘대단한 시집’에 등장했던 시댁과는 달리 대가족이었다. 에일리는 인터뷰에서 “거실 코너를 돌자마자 가족이 많아서 너무 걱정됐다. 다 같이 한 집에서 사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 겁먹은 듯한 모습이었다.
긴장한 얼굴의 에일리는 신랑과 함께 시댁 식구들에게 절을 했다. 이어 시댁 식구들이 절값을 건넸고 에일리는 당황했다. 절값을 처음 받아봤기 때문. 이뿐 아니라 “아들, 딸 많이 낳아라”라는 덕담(?)에 아무 대답도 못했다.
에일리에게는 모든 것이 낯선 가운데 더욱 긴장되는 순간이 다가왔다. 집안의 최고 권력자 시조부모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 특히 시할아버지는 카리스마를 뿜으며 에일리를 맞이했고 에일리가 인사를 한 후 바로 고향부터 시작해 이름, 직업 등을 물어보고 종이에 세세하게 적었다. 시할아버지가 “본은 뭐냐”고 묻자 한국말이 아직 서툰 에일리는 “번호가 뭐냐고요?”라고 동문서답을 하는 등 두 사람의 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웃음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역사와 전통을 중요시하는 가문인 만큼 상당히 보수적이었다. 염색이 금지된 집안이었던 것. 앨범준비로 머리를 염색한 에일리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뿐 아니라 에일리가 애완견을 키우고 싶다고 하자 시할아버지는 짐승은 밖에서 키워야 한다고 완강하게 말했다. 결국 에일리는 눈물로 호소, 허락을 받았지만 시할아버지는 머리를 까맣게 염색하라고 은근슬쩍 조건을 걸었고 끝내 에일리는 “머리를 염색하겠다”고 약속했다.
자신이 살던 미국의 문화와는 전혀 다른 환경의 보수적인 시월드. 에일리가 앞으로 험난한 시집생활을 잘 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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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대단한 시집’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