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타자 보강에 나선 SK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내년 4강 재진입에 보탬이 될 만한 후보들을 추려놓고 협상 테이블을 차리고 있다.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예상보다 빠르게 결과가 전해질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14일 외국인 투수 로스 울프(31)와의 계약, 그리고 올해 한국무대에서 활약했던 조조 레이예스(29)와의 재계약을 발표하며 외국인 투수 인선을 마무리한 SK는 이제 외국인 타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스카우트 팀 관계자들이 한 달 가까이 도미니칸 리그를 살펴보며 리스트를 추렸고 최근에는 윈터미팅 때 둥지를 찾지 못한 선수들까지 리스트에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결정권자는 이만수 SK 감독이다. 울프의 경우는 구단에서 추천하고 이 감독의 ‘재가’를 받은 형식이었지만 타자는 다르다. 구단에서 건네준 비디오 자료를 이 감독이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하게 살펴봤다. 이 감독이 후보들의 전반적인 수준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는 가운데 최종 후보는 4명이다. 이 감독도 “4명 안에서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4명의 선수는 모두 메이저리그(MLB) 경력이 있는 선수다. 예전의 명성보다는 현재의 기량에 초점을 맞췄고 최근 NC가 영입한 에릭 테임즈 이상의 지명도를 가진 선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당초 내야수도 한 명이 있었지만 최종 후보에서는 제외됐다. 팀 전력을 극대화시키는 차원에서 중장거리 타자가 낫다는 판단이었으나 이 내야수 역시 메이저리그(MLB) 경력이 있는 선수였다.
이만수 감독은 결정을 내렸다. 최종후보 중 한 선수를 영입해 달라고 구단에 요청했다. 구단도 즉시 움직였고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SK도 급한 이유가 있다. 후보자들은 모두 MLB 무대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마이너리그 선수라면 차라리 마음을 사로잡기가 쉬운데 이들은 저마다 괜찮은 경력들이 있기에 협상 과정에서 여러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SK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도 이 부분이다. SK는 재계약 대상자로 여겼던 2013년 팀 에이스 크리스 세든을 놓쳤다. 일본 팀과의 경쟁에서 밀렸다. 한 차례 아픔이 있었던 만큼 외국인 타자 영입에서는 좀 더 치밀하고 과감하게 움직인다는 전략이다. 우선 후보자가 정해진 만큼 계약이 밀리면 좋을 것이 없다. 속전속결로 끝내는 것이 상책이라고 보고 있다. SK가 그 뜻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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