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체육부는 지난 11월 20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리셉션 홀에서 '스포츠비전 2018, 스포츠로 대한민국을 바꿉니다'라는 주제로 현장토론회를 열고 스포츠가 삶의 방식·문화가 되고 스포츠로 경제·사회 미래를 바꿀수 있는 '문화융성'을 실현키로 했습니다.
유진룡 장관은 "이번 정부의 최대의 목표는 바로 '국민행복'이다. '국민들이 행복한가'라는 질문에서부터 정부 정책이 시작된다"며 "스포츠로 대한민국을 행복하게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문체부는 스포츠를 통한 국민행복시대를 열기 위해 ♦손에 닿는 스포츠 ♦뿌리가 튼튼한 스포츠 ♦경제를 살리는 스포츠 ♦공정한 스포츠 등 4가지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이를 위해 문체부는 2013년 현재 43%인 생활체육참여율을 2017년까지 60%까지 끌어올릴 예정입니다. 또 스포츠산업 규모를 37조에서 53조로 끌어올려 일자리 4만 개를 창출할 예정입니다.
프로스포츠는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자치단체와 공공기관 등의 재정지원을 가능케 하고, 프로구단의 경기장 임대와 위탁 운영, 수익시설 운영 등을 용이하게 하는 법령 개정도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현 실정은 경찰청 야구단이 조만간 해체되고 대학 스포츠는 각종 팀을 포기하혀는 움직임이 지난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문체부의 정책은 엇박자가 나고 있습니다.
한국 스포츠의 근간인 대학 스포츠가 위축되고 있습니다. 한양대가 체조부·육상부·유도부의 세 개 종목의 신입생을 2015년부터 받지 않기로 한 것은 최근 대학 운동부 해체 추세의 한 모습입니다.
대학 운동부 폐지 논란은 최근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는 문제입니다. 충남대는 올해 예산 절감을 이유로 농구와 럭비부 신입생을 받지 않아 팀은 선수부족으로 해체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2009년엔 건국대가, 지난해엔 성균관대와 동아대가 운동부 폐지 및 축소를 발표했습니다.
최근 3년간 전국 대학들의 체육 특기생 모집 인원은 약 30% 가까이 줄어든 실정입니다. 특히 인기 종목보다는 비인기 종목을 구조조정의 우선 대상으로 삼고 있어 이렇게 되면 실업팀도 수급의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재정난을 이유로 해체 위기에 놓였던 한양대 체조부 등은 명맥을 이어갈 수 있게 돼 다행입니다. 지난 12월 10일 런던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 양학선,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팀 감독, 체육특기자, 학부모 등은 한대 본관 앞에서 해체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임덕호 총장과의 면담 후 체조부, 육상부, 유도부의 신입생을 내년에도 계속 뽑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 대신 부는 유지되지만 전액 장학금이나 서울 캠퍼스 기숙사 무료 지원 등의 혜택은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우수 학생을 스카우트하던 체육특기자 제도를 아예 없애고 수상성적, 면접 등으로 뽑는 재능우수자 제도로 선발할 방침을 세우기로 했습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학생 선수 출신이 총 31개의 메달 중 13개(41.9%)를 획득하고,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 19명 중 10명이 대학부 학생 선수인 것을 감안했을 때 대학 스포츠가 위축된다면 한국 스포츠의 위상도 크게 흔들릴 것입니다..
한편 국방부는 경찰청에 내년 1월까지 경찰체육단을 정리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지난 10월 15일 국정감사에서 상주 출신의 김종태 의원(새누리당)의 지적 사항 때문입니다. 경찰체육단을 포함한 600여명의 인원이 기본임무를 위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국방부는 약 2만명의 병력을 경찰청에 배치해 치안보조를 담당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들 중 체육단과 홍보단에 포함된 인원들은 치안보조 역할을 하지 않고 있어 해체를 요구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내년 1월 1일부로 체육단을 해체하고, 기본업무를 실시하도록 600여명의 보직을 조정하도록 한다는 방침을 경찰청에 통보했습니다.
체육계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야구, 축구, 육상, 유도, 사격 등에 소속된 110명의 인원은 다음달부터 훈련을 중지해야 할 상황입니다. 이럴 경우 경찰체육단에 입대할 선수들은 의무경찰로 군 복무를 할 수도 있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10월 16일 2013년도 경찰청야구단 합격자를 발표했습니다. 임찬규(LG), 배영섭(삼성), 최윤석(한화), 한승택, 홍재호(이상 KIA), 임치영(SK) 등이 20명의 합격자 명단에 선정됐습니다. 합격자들은 오는 26일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대할 예정입니다.
경찰청야구단은 2005년 12월 1일 창단됐습니다. 2004년 프로야구계를 강타한 병역비리사건 이후 프로현역선수들의 군 복무 대안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한국야구위원회(KBO) 박용오 총재는 야구선수들이 한창 운동해야 할 나이에 입대하는 것을 기피하려고 병역비리가 발생한다고 정부와 협의 후 합법적으로 훈련을 하면서 군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경찰청야구단을 창단했습니다.
경찰청야구단은 창단 1년 뒤인 2006년 퓨처스리그(2군)에 참가해 상무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고, 8년째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재 경찰청야구단은 서울지방경찰청 소속입니다. 연간 10억원 내외인 경찰청야구단의 운영비는 KBO가 전액 부담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운동선수들이 상무와 경찰체육단를 통해 병역문제를 해결해 왔습니다. 한국스포츠가 국제무대에서 위상을 떨치는 데 상무와 경찰체육단의 역할은 매우 컸습니다. 국방부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없어질 위기를 맞은 것입니다.
대학 운동부가 최근 지속적으로 해체설에 시달리는 이유는 2015년부터 시행될 반값등록금 정책과 대학 구조개혁방안에 따른 정원 감축 등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대학스포츠팀이 사라지고 상무와 경찰청 팀들이 해체될 마당에 문체부는 스포츠 진흥책을 발표하고 있으나 실정에 맞지 않는 것이어서 이질감이 심각합니다.
문체부와 대한체육회는 한국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실질적인 계획을 마련해야 합니다. 대학스포츠가 살아나고 경찰청, 상무 체육팀이 제대로 유지되어야 아마와 프로가 공존하고 스포츠계 일자리가 늘어납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