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미스코리아', 광속성장한 이연희를 보는 즐거움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3.12.19 11: 09

 MBC 새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의 이연희가 그간의 청순했던 이미지를 확 벗고 발랄한 날라리로 돌아왔다. 직장 상사에게 할 말을 다 하는 당돌함에 밤마다 나이트클럽을 전전하고 순진한 남학생에게는 담배를 가르치는 ‘날티’까지 갖춘 오지영은 이연희에게 딱 맞게 재단된 옷처럼 맞아 들었다.
이연희는 지난 18일 첫 방송된 ‘미스코리아’에서 털털한 매력의 엘리베이터걸 오지영 역으로 연기 변신을 이뤘다. 오지영은 고등학생 시절 동네 남학생을 주름잡았던 퀸카지만 97년 현재는 팍팍한 삶의 현실에 답답함을 느끼는 인물.
이날 오지영은 남자 주인공 김형준(이선균 분)과의 전화통화로 강렬한 첫 인상을 내보였다. 시퍼런 눈 화장과 새빨간 입술이 번진 채 침대에 드러누워 심드렁한 모습으로 화장품에 대해 불평하는 그의 모습은 지금까지의 차분한 부잣집 딸 같은 이미지와는 180도 달라 색다른 재미를 줬다.

또한 오지영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일부러 방귀를 뀌었다는 말로 억울하게 모욕을 주는 직장상사에게 “내 방귀 내가 알아서 한다”며 당돌하게 답하거나 동료들을 나이트클럽 룸에 불러 부당하게 접대를 강요하는 상사에게 마네킹을 주는 과감한 대응책을 보였다.
그 뿐만이 아니다. 학창 시절 오지영을 짝사랑했던 김형준은 어린 시절부터 당돌하기만 했던 오지영을 회상했다. 김형준의 기억 속 오지영은 목욕탕 카운터를 보고 있는 자신에게 다가와 “난 혼자 때 미는 게 좋더라”며 묘한(?) 말로 상상력을 자극하고 학교 앞을 지나갈 때면 느린 걸음걸이로 수많은 남학생들의 애를 태웠다. 뿐만 아니라 담배를 필 줄 모르는 그에게 오지영은 소시지로 담배 피는 법을 알려주기도 했던 ‘날라리’였다.
이연희의 이 같은 변신은 고무적이다. 그간 '에덴의 동쪽', '유령' 등에서 차갑거나 도도한 역할을 선보였던 이연희는 MBC '구가의 서'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연기력에서 호평을 받았던 적은 드물었던 상황. 청순한 외모 때문인지 주로 여성스런 역할을 맡아왔고 일원화된 이미지로 배우로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번 드라마에서 남자를 들었다놨다 하는 '요물' 같은 매력을 발산하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이는 배우의 노력도 노력이지만, 연출자의 탁월한 안목과 실력도 한 몫했다. 연출을 맡은 권석장PD는 전작들을 통해 여자 배우들의 매력을 끌어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입증해 보인 바 있다. 드라마 '앞집여자'와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서는 개성 강한 여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들만의 사랑스러움을 부각, 여성들의 공감을 끌어냈으며 히트작 '파스타'에서도 여주인공 공효진의 솔직하고 엉뚱한 매력을 끌어내며 '공블리'라는 별명을 만들어 주는 데 일조했다. 김태희 역시 그가 연출했던 '마이 프린세스'를 통해 차분한 이미지를 벗고 발랄한 매력을 어필해 호평을 받았었다.
권석장PD의 역량 덕분일까? 그렇지 않아도 상승세를 타고 있던 이연희는 이번 드라마로 새로운 캐릭터를 확실하게 구축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전망이다. 더욱이 '미스코리아'에는 권석장 PD 뿐 아니라 '파스타'의 성공을 이끌었던 또 다른 주인공 서숙향 작가가 있다. 두 사람이 자신들의 새 여주인공 이연희와 선보이게 될 사랑스런 로맨틱 코미디의 행보가 유난히 기대감을 모은다.
eujenej@osen.co.kr
'미스코리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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