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목드라마 대전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극본 박지은 연출 장태유)와 MBC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극본 서숙향 연출 권석장)’가 그 주인공. 두 드라마는 나란히 지난 18일 오후 10시 첫 방송을 선보였다.
일단 첫 대전에서 웃게 된 것은 ‘별에서 온 그대’다. 전작인 ‘상속자들’이 20%가 넘는 시청률로 워낙 큰 인기를 누리기도 했고 영화 ‘도둑들’의 커플 전지현-김수현의 동반 출연은 시청자들에게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별에서 온 그대’의 화제성에 비해 ‘미스코리아’가 밀려 보였던 것도 사실. SBS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 ‘주군의 태양’, ‘상속자들’까지 수목드라마가 연이어 20%를 넘기는 대성공을 이뤄 그 후광효과가 대단한 반면 이들 드라마에 ‘여왕의 태양’, ‘투윅스’, ‘메디컬 탑팀’으로 대항했던 MBC는 부족했던 시청률로 인해 다음 작품에 대한 관심 역시 모자랄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컸다.


그러나 이처럼 불리한 조건에도 ‘미스코리아’는 7%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시청률 보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첫 방송 전 여주인공 이연희에 대해 불안한 심리를 드러냈었던 시청자들은 과감하게 망가지며 일취월장한 연기력을 보여주는 그의 모습에 호평을 보내고 있다. 특히 연기력과 함께 미스코리아라는 타이틀에 어울리는, 한창의 미모를 자랑하는 여주인공의 모습에 감탄하고 있는 분위기.
뿐만 아니라 이선균, 이성민 콤비의 연기 호흡도 뛰어났다. 두 사람의 환상적인 호흡이 드러났던 것은 골목길 장면. 떼먹힌 돈을 받지 못해 조직에서 팽 당한 건달 정 선생(이성민 분)이 망한 화장품 회사 사장 김형준(이선균 분)을 찾아 폭행을 한 후 소주를 나눠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에는 인간미 넘치는 두 사람의 캐릭터와 이를 제대로 살려내는 배우들의 내공이 들어가 극의 재미를 더했다. 더불어 미스코리아를 만드는 마이더스의 손 마원장 역의 이미숙과 비비 화장품 연구실장 고화정 역의 송선미 역시 뛰어난 존재감으로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90년대 후반을 배경으로 택한 것은 괜찮은 선택이었다. 영화 '건축학개론'부터 시작해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가 가져온 유행의 흐름을 제대로 이어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무엇보다 '미스코리아'가 '별에서 온 그대' 앞에 당당할 수 있는 이유는 박지은-장태유 콤비에 맞서는 서숙향-권석장 콤비의 찰떡 궁합 때문이다. 서숙향 작가와 권석장 PD는 이미 '파스타'의 성공을 한 차례 함께 이끌어 낸 경험이 있다. 팀 플레이가 중요한 드라마인 만큼 '파스타' 때부터 함께 해 온 이선균-이성민과 더불어 서숙향 작가, 권석장 PD의 환상적인 호흡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더욱 높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존재하는 것.
이 같은 찰떡 호흡은 첫 방송분에서도 돋보였다. 과거와 현재(1997년)을 오가는 드라마의 흐름 속에는 서숙향 작가만의 독특한 코미디의 색깔을 잘 살려낼 뿐 아니라 배우들의 캐릭터가 잘 살 수 있도록 진두지휘한 권석장 PD의 흔적이 보였다.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별에서 온 그대'와 '미스코리아'의 동시 등장이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 내적 갈등(?)을 불러일으키기는 하나 전반적으로 다양해진 볼거리를 두 팔 벌려 환영할 수 밖에 없다. '별에서 온 그대'가 전작들의 명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미스코리아'는 수목극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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