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7개월 만에 솔로로서 새 앨범을 발매한 김경현의 얼굴은 강한 자신감과 약간의 설렘으로 홍조를 띄고 있었다.
더 크로스로 활약하다 지난 16일 신곡 '끝이래'를 발표한 김경현은 오랜만에 발표하는 앨범으로 부담보다는 오히려 자신감이 붙었다. 인지도를 얻기 위해 여유 없이 달려오던 20대를 벗어나니 이제 큰 부담은 내려 놓았다는 그다.
최근 눈발이 흩날리는 어느 날 OSEN 사무실을 찾은 김경현은 군 입대 전보다 부쩍 살이 빠진 모습으로 인사를 건넸다. 김경현은 4옥타브를 넘나든다는 '끝이래'를 먼저 설명했다.

"진정한 4옥타브가 뭔지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신도 있고요. 단순한 흥행을 노린 것으로 4옥타브를 선택한 것은 아니에요. 도전의 의미도 담고 있죠. 예전에는 뜨고 싶고 인기 얻고 싶고 그랬었는데 이제는 그 어떤 라이브 무대에 오르더라도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지난 9월 군 제대를 한 김경현은 4년 가까이 공백기를 가졌다. 그는 오랜만에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진정한 라이브 무대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KBS 2TV '불후의 명곡'이 그 대표적인 무대.
"'불후의명곡'이 너무 욕심이 나요. 선전포고라고 할 수도 있는데, 그 무대를 나가면 세상을 뒤흔들지는 못하더라도 바람은 일으킬 수 있어요. 록이나 밴드 사운드로 재조명 받은 많은 분들이 있는데 저 역시 그 바통을 잇고 싶어요."
김경현은 라이브 무대에 대한 큰 목마름이 있었지만, 인기에 대한 집착은 버린 듯 했다. 여유롭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현재가 좋다는 소소한 바람도 덧붙였다.
"소속사에서도 앨범 하나에 잘되고 안되고를 떠나 휘둘리지 말자고 이야기 했어요. 내 자신이 최선을 다해서 만들었으니 열정적으로 무대에 서자는 것에 집중하자고요. 저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고요. 주위에서도 이렇게 말해주니 힘이 더 나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대표님은 여전히 순위를 보고 계시지만요. 하하"

김경현은 지난 15일 제대 후 첫 콘서트를 열었다. 오랜 공백기에 자리가 찰 지 걱정한 그였지만, 모든 우려를 씻고 공연장은 팬들로 꽉 들어찼다고.
"콘서트는 4년 만인데, 과연 팬들이 찰까?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좌석을 더 놓을 정도로 팬분들이 많이 찾아주셨더라고요. 제 자신감을 발산할 수 있는 무대라 즐거웠어요."
김경현은 최근 슬픈 경험도 했다. 한 때 같은 소속사에 있던 듀크 김지훈의 사망 소식을 접한 것. 그는 김지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머금기도 했다.
"반신반의했어요. 정말 놀랐죠. 지훈이 형은 저한테 잊지 못할 사람 중 하나예요. 소속사에서 저를 두고 고민하고 있을 때 '걱정말고 경현이 믿고 쓰라'고 말해준 형이거든요. 빈소에 갈 때까지 믿지 못했는데..."
학창 시절 비보이를 하고, 과학 선생님이 되고자 물리교육과에도 진학했던 꿈 많은 청년은 더 크로스가 됐고, 이제는 솔로 가수 김경현으로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다시금 연예 활동에 나선 그의 포부를 들었다.
"가수로 얻은 모든 기록과 평가들에 대해서 누구도 탓하지 않기로 했어요. 최선을 다하는 것? 그건 기본이예요. 중요한건 죽을만큼 했냐는 거죠. 가수 생활을 하는 동안 매 순간 죽을 각오를 다해 매진할 생각이에요. 앞으로의 제 활약, 기대 많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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