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새로운 마무리로 낙점된 하이로 어센시오(29)가 윈터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KIA의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뒷문을 책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KIA는 지난 15일 “도미니카 출신인 하이로 어센시오와 계약을 맺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외국인 쿼터를 모두 새로 채워야 하는 KIA의 첫 계약이었다. KIA는 “직구는 140㎞대 후반, 슬라이더는 130㎞대 초반이고 체인지업은 130㎞대 후반이다. 투구 밸런스가 안정적이고 제구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라며 어센시오의 장점을 설명했다.
보직은 마무리가 될 전망이다. 사실 외국인 투수는 선발로 뽑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게 현장의 지배적 시선이다. ‘외국인 마무리’에 대한 효용성에도 의문이 따라 붙는다. 규약 문제도 있다. 3명을 보유할 수는 있지만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는 둘 뿐이다. 경기마다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이처럼 외국인 마무리를 뽑으면 이리저리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를 생각하기에는 KIA의 상황이 워낙 급했다. KIA는 2009년 유동훈 이후 제대로 된 마무리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8·9회에만 되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윤석민 등 선발 투수들의 마무리 전환이라는 극약처방까지 꺼냈지만 전체 팀 전력을 바라봤을 때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선동렬 감독이 소중한 외국인 쿼터 한 장을 아낌 없이 마무리에 투자한 이유다.
KIA는 어센시오가 두통의 치료제 몫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경력은 총 43경기로 많지 않지만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38승31패119세이브 평균자책점 3.66으로 훌륭한 편이다. 올해 트리플A 성적은 5승28세이브 평균자책점 2.66을 기록했고 그 성과를 인정받아 MLB 콜업을 받기도 했다. 내려오는 그래프가 아닌, 올라오는 그래프라는 점은 나쁠 것이 없다.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 사이에 낀 전형적 선수로 볼 수 있는 가운데 어센시오는 최근 윈터리그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냈다. 현지 언론인 에 의하면 어센시오는 단 한 차례의 패전도 기록하지 않은 채 17세이브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윈터리그 성적이 내년 성적에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좋은 분위기 속에 2013년을 마무리한 셈이다.
평균 140㎞ 중·후반대의 직구를 던지는 어센시오는 싱커성 움직임을 보여주는 체인지업이 큰 위력을 발휘하는 투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평균 이상의 구종이라는 평가였다. 갑작스레 보직을 바꿀 필요도 없다는 점 또한 내년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윈터리그를 성공적으로 마친 어센시오가 내년 이맘때도 성공적인 한 해를 자평할 수 있을까. KIA의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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