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ML 타자 한국무대 대침공...결과는?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12.20 10: 40

FA 시장으로 뜨거워진 스토브리그가 외국인 타자 영입으로 정점을 찍고 있다. 외국인선수 보유 한도가 3명(NC 4명)으로 늘어나면서 각 구단의 머니게임 규모는 역대 최고를 기록 중이다. 많은 팀들이 성공이 보장된 카드를 뽑기 위해 거액의 이적료 또한 마다하지 않는다.
시작은 두산이 끊었다. 두산은 지난 9일 메이저리그 통산 104홈런을 기록한 우타 내야수 호르헤 칸투(31)의 영입을 발표했다. 칸투가 최근 2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뛰지는 않았으나 멕시코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고, 메이저리그서 100타점 이상을 기록한 시즌이 두 차례나 되는 것을 생각하면 기대를 걸만하다.
곧이어 NC가 한 방을 터뜨렸다. NC는 10일 휴스턴 애스트로스 40인 명단에 포함된 에릭 테임즈(27)와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칸투가 최근 2년 메이저리그가 아닌 맥시칸리그에서 뛴 것과는 달리, 테임즈는 201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하고 지난해까지 빅리그에 있었다. 데뷔 첫 해부터 12홈런을 날리며 장타력을 입증,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이냐에 따라 충분히 빅리거가 될 수 있었다.

지난 11일에는 넥센이 2013시즌 일본에서 뛴 외야수 비니 로티노(33)를, 12일에는 롯데가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는 내야수 루이스 히메네스(32)를 데려와 진정국면에 접어드는 듯했다. 하지만 16일과 19일 각각 한화와 SK가 진짜 메이저리거를 영입했다. 한화는 16일 2013시즌 피츠버그에서 활약한 외야수 펠릭스 피에(28)와 계약했고, SK 또한 현역 메이저리거로 135홈런을 기록한 외야수 루크 스캇(35)과 사인했다. 결과적으로 롯데를 제외한 5팀 모두 외국인 타자로 빅리그 경력자를 뽑았다.  
삼성, LG, KIA 또한 조만간 외국인 타자 영입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들 세 팀 또한 메이저리그 경력자를 데려올 확률이 높다. KIA의 경우, 20대 후반의 젊은 내야수와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도 외국인선수 영입이 마무리 단계다. 2013시즌 외국인선수의 활약이 크지 않았던 삼성 또한 절치부심 중이다.
물론 결과는 시즌이 시작되야 나온다. 투수만 봐도 이미 수차례 메이저리그 특급 경력을 자랑하는 거물들이 한국에 왔으나, 이름값만으로 성공한 경우는 많지 않았다. 100만 달러가 훌쩍 넘는 거액을 받더라도 한국프로야구에 적응할 의지가 없다면, 시즌 중 퇴출이란 철퇴를 맞는다.
올해만 해도 디트로이트 유망주이자 NC 외국인 투수 3인방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던 아담 윌크가 팀에 융화되지 못해 페넌트레이스 중 짐을 싸고 떠났다. 2011시즌 시범경기서 퀵모션에 문제를 느끼고 곧바로 투구폼을 수정한 더스틴 니퍼트처럼 생존본능과 책임감을 갖춰야한다. 한국프로야구는 메이저리그보다 선수와 코치의 관계가 가깝기 때문에 이를 잘 이용하는 것 또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강속구 하나 밖에 없었던 레다메스 리즈가 어느덧 특급 투수가 된 것도 언제나 코치들의 지도에 귀를 열었기 때문이다.
NC 김경문 감독은 2013 페넌트레이스 도중 외국인 타자를 두고 “감독 입장에선 외국인 타자가 힘이 든다. 외국인 타자 또한 외국인 투수처럼 홈런이나 안타, 타점 등에 옵션이 걸려있기 때문에 경기 중 교체를 원하지 않는다. 그런데 보통 외국인 타자는 한 방을 칠 수 있는 거포들이다. 출루 후 빠른 주자로 교체한다면, 찡그리며 덕아웃으로 돌아온다”고 말한 바 있다.
흔히 외국인선수 영입을 두고 성공해야 본전인 도박이라고 한다. 빠르게 팀에 적응하기 위해 최고의 환경을 제공해도 외국인선수 본인이 팀과 융화되지 못하면 성공은 없다. 아무리 빼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어도 리그를 공부해야 그 실력이 드러난다. 2014시즌 9개 구단의 외국인타자 기상도가 어떻게 펼쳐질지 주목된다. 
drjose7@osen.co.kr
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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