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가 막장드라마의 새 장을 열었다는 씁쓸한 오명을 얻은 채 종영했다.
20일 오후 방송된 ‘오로라공주’ 150회에서는 그동안 앙숙으로 지내오던 오로라(전소민 분), 황시몽(김보연 분)의 화해를 비롯해 등장인물 모두가 해피엔딩을 맞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가장 큰 비중으로 그려진 것은 오로라와 황시몽의 화해였다. 앞서 황시몽은 오로라와 설설희(서하준 분)의 아들이 죽어버린 동생 황마마(오창석 분)의 자식이라 확신했다. 그는 오로라에게 아들을 데리고 갈 것이라 엄포를 놓았다.

그러나 황시몽의 생각과는 달리 오로라의 아들은 설설희의 자식이었다. 이 일로 황시몽은 좌절하고 오열했지만, 이 계기로 오로라와 화해할 수 있었다. 설설희의 배려 하에 오로라가 아들을 황마마의 누나들과 만날수 있게 한 것. 황시몽은 오로라에게 “고맙다. 그동안 미안했다”며 사과의 포옹을 나눴다.
다른 인물들도 행복한 마지막을 맞았다. 황자몽(김혜은 분)은 나타샤(송원근 분)와 사랑하는 사이가 됐고, 박지영(정주연 분) 역시 연인을 찾았다.
드라마는 황마마의 작품을 발표하는 자리를 비추며 막을 내렸다. 그와 동시에 인물들은 황마마를 추억했다. 우여곡절 많았던 ‘오로라공주’는 다급하게 훈훈한 결말을 맞으며 종영했다.
‘오로라공주’는 ‘막장드라마계의 대모’인 임성한 작가의 작품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임성한 작가는 이러한 관심에 화답이라도 하듯 상상을 뛰어넘는 전개로 많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임성한 작가는 그동안 그의 작품에서 논란을 빚어온 요소들을 ‘오로라공주’에 집약했다. 혼령이 아무렇지도 않게 등장했고, 유체이탈 장면도 있었다. 무속 신앙에 기댄 대사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끊이지 않고 나왔다. 시청자를 가르치는 듯한 대사도 이어졌다. 그리고 임성한 작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사상 초유의 이야기 전개를 펼쳐나갔다.
드라마 속에서 등장인물의 속마음이 말풍선 그림을 통해 전달됐고, 주인공 오로라가 기르는 개 떡대의 속마음도 등장했다. 동성애자였던 나타샤(송원근 분)는 불교에 귀의, 108배 끝에 이성애자가 됐다.
특히 가장 비난의 화살이 집중된 것은 ‘임성한의 데스노트’ 때문. 150회가 방송되는 동안 ‘오로라공주’에는 무려 12명의 등장인물이 죽거나 사라졌다. 떡대의 죽음까지 포함한다면 모두 12명의 사람과 1마리의 개다. 이를 두고 네티즌은 ‘임성한의 데스노트’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이 어이없는 전개에 경악했다.
‘오로라공주’는 이렇듯 막장 드라마계의 새 지평을 열며 막을 내렸다. 이미 장르의 하나가 돼버린 막장 드라마계에서 ‘오로라공주’를 뛰어넘는 작품이 등장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오는 23일부터는 이진, 박윤재 주연의 새 일일드라마 '빛나는 로맨스'가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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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공주'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