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진영이 19년의 삶을 노래로 풀어냈다. 넘치는 히트곡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스토리텔링이었다.
박진영은 20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나쁜파티-하프타임 쇼'를 개최하고 4천명의 관객을 열광시켰다.
이날 박진영은 이야기와 무대를 섞어 완성도 높은 한 편의 연극과도 같은 콘서트를 만들었다. 27인조의 빅밴드와 함께 등장한 박진영은 자신이 데뷔했던 순간을 떨리는 목소리로 소개하며 19년 인생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그가 가장 먼저 부른 곡은 '날 떠나지마'. 이 곡은 그가 생애 첫 1위 타이틀을 가지게 된 노래였다.

그는 이어 가수 생활을 시작한 이야기와 사랑에 빠진 이야기, 첫사랑과 결혼한 이야기, 설렘이 사라져 이별하게 된 이야기 등을 친한 친구에게 털어 놓듯 이야기 했다. 그는 자신의 가수 생활을 소개하며 곡 '너의 뒤에서', '청혼가', '영원히 둘이서', '그녀는 예뻤다', '허니', '스윙 베이비'를 열창했다. 어느것 하나 버릴 것 없는 명불허전 히트곡 퍼레이트에 관객들은 춤을 추며 환호했다.
첫 사랑과 이별한 대목에서는 곡 '난 여자가 있는데', '니가 사는 그집', '노 러브 노 모어'를 부르며 마치 당시 그의 심정을 대변하는 듯한 감성을 전달했다.

이어 올해 발표한 10번째 정규 앨범 수록곡으로 새로운 박진영을 보여줬다. 곡 '하프타임', '놀만큼 놀아봤어', '사랑이 제일 낫더라'를 차례로 부른 그는 삶의 정의와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박진영은 가수이자 훌륭한 프로듀서. 그는 자신이 만든 곡으로 톱스타 반열에 오른 스타들을 소개하며 직접 이 곡들을 부르며 그의 프로듀싱 능력과 제작자로서의 자질을 다시 한 번 입증하기도 했다. 그는 god의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박지윤의 '성인식', 비의 '안녕이라는 말 대신', 2AM의 곡 '이 노래', 원더걸스의 곡 '노바디', 미쓰에이의 '배드 걸, 굿 걸', 2PM의 '핸즈업'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불렀다. 그는 포인트 안무로 특유의 섹시함을 과시해 큰 함성을 받기도 했다.
특히 그는 타가수의 곡을 부르던 중 비의 곡 '안녕이라는 말 대신'을 소개하기에 앞서 비에 대해 "아는 형이 한 친구를 오디션을 봐달라고 부탁했다. 16군데의 오디션에서 딱지를 맞은 친구라고 하더라"라며 "그 친구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굶어 죽기 직전의 사자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너무 지치고 힘든 모습이었지만, 눈 안에는 사자가 들어있었다. 꿈과 자존심이 가득했다. 가수가 되고 싶지만, 부탁하고 매달리기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청년의 모습이었다"며 비에 대해 말했다.

19년간의 스토리텔링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박진영은 관객들에게 특별한 선물도 했다. 그는 여성과의 은밀한 상상을 하는 곡 '엘리베이터'의 상황을 무대 위에 꾸며진 감옥 세트 위에서 연출했다. 그는 또 즉석에서 여성 관객을 무대로 초청, 감옥안에서 섹시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아찔한 춤사위를 선물했다. 그는 솔로로 컴백한 선미의 '24시간이 모자라'로 마무리를 지었다.
그는 공연 후반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파티 분위기를 연출했다. 곡 '노엘', '울면 안돼', '썸머 징글벨'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박진영의 '나쁜파티'는 지난 2007년부터 이어져 온 브랜드 콘서트로, 올해로 19년째 가수 생활을 하고 있는 박진영의 가수 일생이 고스란히 담긴 공연이다.

이날 공연장에 모인 다양한 연령층의 팬들은 박진영의 주옥같은 히트곡에 열광하며 큰 함성을 내질렀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포인트 안무를 따라하거나, 야광봉을 흔들며 열띤 호응을 했다.
박진영은 오는 22일까지 서울 공연을 이어간 뒤 오는 24일 대구, 25일 부산, 31일 인천에서 콘서트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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