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스티, H.O.T를 보며 K팝스타를 꿈꾸다[인터뷰]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3.12.21 08: 13

중국인 쌍둥이 그룹 테이스티(대룡, 소룡)가 변신을 시도했다. 반항기 가득한 눈빛과 남성미 물씬 풍기는 자태, 또 탄탄한 근육질 몸매가 그들의 남성적인 매력을 한껏 돋보이게 만들었다.
테이스티의 신곡 '떠나가'는 그동안 그들이 해오던 일렉트로닉 음악이 아닌 1990년대 유행했던 뉴잭스윙을 재해석한 곡으로, 신나는 비트와 중독성 강한 후렴구가 인상적이다. 또 테이스티하면 빼 놓을 수 없는 화려한 퍼포먼스 역시 일품이다. 테이스티는 "그동안 실험적인 음악을 많이 했다면 이번에는 친근한 음악으로 다가가겠다"는 각오다.
"변신을 한다고 해서 두려움은 없었어요. 그동안 안 해봤던 귀여운 것을 해야 했다면 고민이 있었을 텐데, 유행했던 댄스 음악에 힙합과 비슷한 장르라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과거 그룹 듀스를 연상시키는 무대와 한 편의 홍콩 영화를 떠올리게 만드는 뮤직비디오는 테이스티의 변신을 더욱 돋보이게 해줬다. 비슷한 분위기의 아이돌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테이스티는 확실한 그들만의 색깔을 가지고 독특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
테이스티는 최근 진행된 OSEN과 인터뷰에서 차근차근 그동안 그들이 꿔왔던 꿈에 대해 털어놨다. 약간 서툰 발음이지만 막히는 단어 없이 그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설명해갔다. 그들의 강렬한 눈빛만큼 음악에 대한 꿈과 열정이 대단했다.
테이스티는 이제 막 데뷔한지 1년이 조금 지난 남성듀오. 잘생긴 외모와 독특하고 강렬한 음악적 색깔, 화려한 퍼포먼스 외에도 그들이 중국인 쌍둥이 형제라는 것이 화제를 모았다. 뿐만 아니라 가요계 3대 기획사 중 하나인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약 6년 간 연습생 생활을 했고, 가수 박진영의 백업댄서로 활동하기도 했다. 오랜 연습생활이 힘들기는 했지만 각별한 형제애와 꿈에 대한 믿음, 열정으로 버텨냈다.
"연습생 생활 3년차 때부터 힘들었어요. 하지만 정말 힘들어서 포기하려고 할 때마다 지금까지 노력한 게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냥 포기하면 우리의 시간을 낭비한 것 같아서. 버티고 버텼는데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니까요."
최근 가요계에 외국인이 포함된 그룹이 많은 만큼 K팝을 하는 외국인 가수들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테이스티가 특별한 것은 쌍둥이 형제로 이뤄졌다는 것. 더군다나 한국인 멤버 없이 오로지 두 사람이 그룹을 이끌고 있기 때문에 다른 그룹과 확실한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왜 중국이 아닌 한국에서의 데뷔를 택했을까. 테이스티가 어린 나이에 한국행을 택한 것은 그들이 자라면서 듣고, 꿈을 키우게 해준 K팝 때문이다. 특히 H.O.T의 음악을 들으며 "꼭 한국에서 데뷔하겠다"는 목표를 갖게 됐다고. 주변 친구들이 모두 '꿈 깨!'라고 말했을 정도로 확실하지 않은 미래였지만 테이스티는 그들의 꿈을 위해 전진했다.
"어렸을 때부터 한국 음악을 좋아했어요. H.O.T 선배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꿈을 키웠고, 비 선배도 좋아해요. 다른 중국 사람들보다 우리가 먼저 K팝을 접하고, 좋아하고, 춤을 추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한국에서 데뷔하고 싶어 진 거죠. 운 좋게 한국에서 오디션을 봤고, 그걸 기회 삼아 지금까지 오게 됐어요."
6년 이라는 오랜 연습생 생활과 낯선 타지에서의 생활은 테이스티를 힘들게 했지만 음악, 꿈에 대한 견고한 믿음은 형제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줬다. 쌍둥이이기 때문에 서로 더 의지할 수 있었고, 낯선 문화였지만 차차 적응해가며 연습에 매진했다. 그들은 "가끔 형제 둘이 모든 비난이나 힘든 일을 감당해내야 하는 것은 힘들지만, 그만큼 더 의지할 수 있는 것도 형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음악방송을 하면 그들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팬들을 만나 계속해서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오랫동안 둘이 그룹을 결성할 목표로 연습해왔기 때문에 음악방송이나 활동할 때 불편하고 힘든 것은 없어요. 한마디만 해도 잘 알아듣고 이해하니까요. 하지만 두 사람의 성격이 같으면서도 많이 달라요. 나는 활발하지만 소심하고, 소룡은 활발하고 쿨하면서도 가끔 작은 일에 집착할 때가 있거든요(웃음)."
오랫동안 연습해온 만큼 테이스티는 실력에 대한 자신감도 강했다. 특히 춤에 대해서는 안무 선생님도 인정했을 정도라고. 테이스티는 데뷔곡 안무도 그들이 직접 만드는 등 꿈을 직접 설계하고 있다.
"연습생 때부터 데뷔곡 할 때까지 90%의 안무를 저희가 다 짰어요. 연습생 쇼케이스 때도 그랬고요. 이번 노래는 그렇지 않지만 안무 연습영상 공개된 것에서는 인트로를 저희가 했어요. 우리 무대는 우리가 알아서 디자인할 수 있는 것이 목표예요. 나중에 단독콘서트를 하게 된다면 그때도 우리가 직접 무대를 디자인하고 싶어요. 한국에서 가수로 데뷔한 것이 우리의 꿈(목표) 중 50%를 이룬 것이라고 생각해요. 나머지를 위해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죠(웃음)."
최근 테이스티는 큰 변화를 맞았다. 테이스티의 소속사인 울림엔터테인먼트가 SM C&C 소속으로 인수 합병되면서 큰 무대에도 여러 번 오르게 됐다. 아직 시스템이 많이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의지하고 조언을 받을 수 있는 든든한 선배가 여럿 더 생긴 셈이다.
"시스템 상에서는 달라진 면이 없는 것 같아요. 그 전에 했던 것과 똑같아요. 같은 건물에서 연습하고 생활하고. 달라진 건 SM에 있는 행사를 자주 초대받아서 간다는 거죠(웃음)."
특히 테이스티는 중국에서의 공연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테이스티는 정식으로 데뷔하지는 않았지만 중국과 대만, 필리핀 등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중. 꿈을 이룬 후 다시 찾은 중국에서 대형공연에 참가한다는 것은 그들에겐 큰 선물이자 또 다른 희망이었다. 특히 그 무대가 누구나 쉽게 설 수 없는 특별한 무대라면 더욱더 그럴 것이다. 지난 10월 'SM타운 월드 투어 베이징 콘서트(SMTOWN LIVE WORLD TOUR III in BEIJING)' 등의 무대에 선 테이스티는 "감격스러웠다"고 말하면서 앞으로 중국에서 공식적으로 데뷔할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소녀시대 공연 오프닝 무대도 그렇고, 북경 올림픽 경기장 공연도 정말 행복하고 좋았죠. 올림픽 경기장은 8만 명을 수용하는데 이때까지 중국 역사상 5명밖에 못 선 무대예요. 2년 전에 놀러갔을 때 나중에 이 무대에 서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SM타운 무대로 설 수 있어서 감격스러웠어요."
어린 나이에 누구보다 견고한 꿈을 가지고 타국 생활을 시작해 차근차근 목표를 이뤄가기 시작한 테이스티. 그들이 H.O.T를 보면 가수의 꿈을 키웠듯이 중국에서는 지금 누군가 테이스티를 보며 또 다른 꿈을 키워가고 있지 않을까. 오랫동안 쌓은 실력과 노하우로 확실한 색깔과 목표, 믿음을 가지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테이스티의 다음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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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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