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공주', 임성한 '막장 내공' 모두 모은 집약체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3.12.21 11: 00

임성한의 저력을 보여준 드라마였다.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는 임성한이 가진 내공을 모두 집약, 상상 그 이상의 막장을 남긴 채 종영했다.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오로라공주' 150회에서는 용서와 화해로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인물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오로라공주'는 마지막까지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황시몽(김보연 분)은 오로라(전소민 분)와 설설희(서하준 분)의 아들이 동생 황마마(오창석 분)의 자식이라 확신했다. 그리고 이 확신은 황시몽으로 하여금 오로라를 향해 아들을 내놓으라는 어이없는 요구를 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황시몽은 그 날만을 꿈꾸며 아이를 키우기 위한 체력을 키우거나 동안 외모를 가꾸는 등 공포스런 집착을 보였다.

그러나 언제 그랬냐는 듯 황시몽과 오로라는 급하게 화해 무드로 돌입했다. 아들이 설설희의 자식이라는 확인증명서를 내밀자 황시몽은 잠시 충격에 빠졌지만 이내 이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오로라가 아들과 황마마 누나들의 만남을 허락하자 금세 눈물을 지으며 오로라에게 그동안 미안했다는 사과를 했다. 오로라 또한 황시몽을 껴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마지막 장면은 더욱 억지스러웠다. 황마마의 출판기념회에서 황시몽은 황마마와의 추억을 떠올렸고, 이에 오로라와 설설희는 눈물을 흘렸다. 물고 뜯던 이들은 단 한 회만에 사이 좋은 전남편의 가족, 그리고 그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현남편과 오로라가 돼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마지막 회에 황마마의 영혼이 등장하거나 하는 황당한 장면은 없었다는 것. 그동안 임성한 작가의 전적을 볼 때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지만 싱겁게도(?) 마지막 방송은 다소 평범하지만 억지스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이처럼 '오로라공주'는 상상 그 이상의 이야기 전개로 떠들썩한 7개월을 보냈다. 무속 신앙에 기댄 대사들이 끊임없이 이어졌으며, 개 떡대의 속마음이 시청자들에게 전달됐다. "암세포도 생명"이라는 암환자 설설희의 대사는 유머로 자리잡은 지 오래이고, 유체 이탈이나 혼령의 등장 등은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질 정도였다.
특히 등장인물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거나 죽어나갈 때 이 드라마의 '막장 레벨'은 최고치에 다달았다. 자세한 부연 설명 없이 도미한 오로라의 오빠들이나 종영을 앞두고 죽어버린 남자주인공 황마마의 운명은 기구하기 짝이 없었다. 이렇게 하차한 인물이 무려 12명이었다. 거기에 떡대까지 합하면 12명에 1마리가 드라마에서 사라졌다.
어찌됐든 '오로라공주'는 임성한의 위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그는 2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률 제조기의 명성을 유지했다. 또한 모두가 막장드라마를 만드는 요즘 막장계의 대모로서 한 차원 높은 막장을 선사했다. 
결과적으로 '오로라 공주'는 두 마디로 정리할 수 있는 드라마다. '역시 임성한!'이라는 감탄사로 말이다.  
mewolong@osen.co.kr
'오로라공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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