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협상은 우승팀도, 최하위팀도 쉽지 않다. 12월 프로야구 연봉 협상 계절의 풍경이다.
올 겨울 연봉 협상은 넥센과 두산이 주도하고 있다. 넥센은 박병호·손승락·강정호·김민성 등 주축 선수들의 연봉을 대폭 인상하며 훈풍을 일으켰고, 감독 교체와 선수단 정리로 홍역을 앓은 두산도 기존 선수들에게 화끈하게 돈다발을 풀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이외 SK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의 협상 소식은 잠잠하다.
3년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한 삼성은 아직 주전 선수들의 연봉 협상을 시작하지 않았다. 우승 보너스 문제로 내홍을 앓은 것으로 알려져 연봉 협상에서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3년 연속 우승으로 선수들의 눈높이가 높아져 있다는 점에서 구단이 얼마나 만족시킬 수 있을지가 주목해야 할 부분.

삼성은 올해 팀 연봉 67억1200만원, 평균 연봉 1억2204만원으로 9개팀 중에서 1위에 올라있다. 2012년보다 3.7% 상승한 수치로 2011년 우승 후 2012년 연봉이 22.6%로 치솟은 것보다 눈에 띄게 떨어졌다. 우승팀 연봉 인상률은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기에 선수들의 마음을 잡는 게 관건이 될 듯하다.
연봉 협상이 쉽지 않은 건 우승팀 뿐만 아니라 최하위팀도 마찬가지. 한화는 올해 FA 시장에서 정근우-이용규 영입과 내부 FA 잔류 등으로 총액 200억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돈잔치를 벌였다. 그러나 FA와 연봉 협상은 별개의 문제로 기존 선수들에게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대부분 동결 및 삭감안을 제시했다.
한화는 현재 60% 정도 연봉 계약을 마쳤다. 그러나 대부분 2군 및 백업 선수들로 1군 주력 선수들의 연봉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다. 인상요인이 있는 선수들의 폭이 적다는 것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팀이 사상 첫 9위로 시즌을 마친 만큼 대폭적인 인상은 어렵다는 게 구단 분위기다.
이외에도 신생팀 NC에 밀려 8위에 그친 KIA도 연봉 칼바람이 불며 난항을 겪고 있다. 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도 팀 성적과 개인 성적의 사이에서 접점을 찾는데 애쓰고 있다. LG처럼 호성적을 올린 팀도 신연봉제에 따라 민감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일괄발표를 할 예정이다. NC도 아직 발표를 미루고 있다.
한 야구 관계자는 "해를 갈수록 연봉 협상이 쉽지 않아지고 있다. 중간 발표 할 경우 선수들끼리 서로 비교 삼는 부분도 많고 더욱 골치 아파진다. 이제는 대부분의 팀들이 중간 발표를 줄이는 대신 한꺼번에 발표하는 분위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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