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가 지난 20일 막장 드라마 꼬리표를 남긴 채 종영했다. 드라마는 ‘진격의 막장’이라는 오명이 따라다닐 정도로 작품성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지만, ‘중고 신인’ 배우들의 이름과 얼굴은 안방극장에 확실히 각인시켰다.
임성한 작가는 그동안 숱한 스타들을 발굴했다. ‘인어아가씨’ 장서희를 시작으로 ‘왕꽃선녀님’ 이다해, ‘하늘이시여’ 윤정희 등이 임성한 작가로 인해 스타덤에 올랐다. 이번 드라마 역시 드라마 내외부적인 논란과 관계 없이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배우들에게 시선이 가는 기회가 됐다.
남자 주인공 황마마 역을 맡아 주부 시청자들의 마음을 홀렸던 오창석은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수혜자다. 그는 2008년 KBS 2TV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데뷔한 후 다수의 작품에서 단역을 거쳤다. 오창석은 ‘오로라공주’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톡톡히 알렸다. 잘 빚은 듯한 조각 외모와 깊은 눈빛을 바탕으로 한번 보면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매력을 발산했다. 초반 황마마가 여성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배경에는 오창석이라는 배우의 존재감이 남달랐기 때문. 그가 극중에서 교통사고로 사망을 하자, 그 어떤 배우의 하차보다 시청자들의 반발이 거세며 큰 인기를 입증했다.

중반 이후 오로라(전소민 분)을 두고 황마마와 삼각관계를 이룬 설설희 역의 서하준도 못지않다. 서하준은 로라의 매니저로 출발, 극이 진행될수록 비중이 커지더니만 급기야 오창석과 함께 극을 이끌어가는 주연배우로 성장했다. 서하준은 부드러운 남자의 초상을 보여주며 안방극장을 뒤흔들었다. 극중 배우들이 아무 이유 없이 줄줄이 죽음을 맞이할 때도 설희는 살아남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을 정도. 특히 그는 암 환자 연기를 위해 살을 빼는 등의 노력을 하며 드라마가 온갖 구설로 흔들리는 와중에도 중심을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원근은 이 드라마에서 가장 파란만장한 인물이었다. 초반 동성애자로 등장해서 박사공(김정도 분)과 동성애 연기를 하더니만, 중반 이후 사공과 헤어지면서 하차했다. 하지만 방송 후반 이성애자로 재등장하면서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화제가 됐다. 물론 임성한 작가의 작품 속에 흔히 등장하는 동성애자 희화화 논란의 중심에 있었지만 어찌됐든 송원근이 연기하는 나타샤는 시청자들에게 애증의 인물이었다. 2000년 그룹 OPPA로 활동했던 이력이 있는 그는 주로 뮤지컬 무대와 드라마 단역으로 활동했지만, 이 드라마에서 동성애자를 연기하며 확 떴다.
‘오로라공주’는 임성한 작가가 그동안 집필한 작품과 마찬가지로 얽히고설킨 사랑 이야기와 결혼 후 상대 집안과의 끊임없는 갈등이 주된 이야기였다. 때문에 이 드라마의 복잡한 러브라인을 책임졌던 남자 배우 오창석, 서하준, 송원근이 주목을 받았다. 무엇보다도 이 배우들은 드라마가 산으로 가고, 온갖 파장을 일으키며 욕을 먹는 가운데서도 묵묵히 연기를 이어갔다는 점이 더욱 대견하게 여겨지고 있다. 이 세 명의 남자 배우들이 출연할 후속작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도 남다르다. 이는 이들이 임성한 작가의 작품이 아닌 다른 드라마 속에서도 반짝반짝 빛을 발휘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한편 ‘오로라공주’ 후속으로는 ‘빛나는 로맨스’가 오는 23일 오후 7시 15분에 방송된다. 이 드라마는 가슴으로 낳은 비혈연가족의 이야기로 위장 이혼으로 어처구니없게 이혼을 당한 오빛나(이진 분)와 그 가족들이 온갖 역경을 극복하고 꿈과 사랑을 이루는 인생역전 로맨스 드라마를 표방한다.
jmpyo@osen.co.kr
MBC, 전소민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