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 최고 중 하나인 타자와 메이저리그(MLB) 통산 135홈런 타자의 만남. 두 선수의 조합이 어마어마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최정(26)과 루크 스캇(35)이 만들어낼 쌍포의 위용이 벌써부터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SK는 19일 MLB 통산 135홈런을 때려낸 좌타자 스캇의 영입을 발표했다. 스캇은 MLB 통산 889경기에 출전한 베테랑 타자이자 세 시즌이나 20홈런 이상을 친 중장거리포다. MLB 통산 OPS(출루율+장타율)이 0.821에 달할 정도로 수준급 경력을 가졌다. 비록 지금은 나이 탓에 기량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지만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펀치력을 가지고 있다. MLB와 한국프로야구의 수준차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큰 관심이 모인다.
아직 스캇의 보직은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 중심타선에 위치한다는 정도가 확실하다. 다만 힌트는 있다. 스캇은 기본적으로 1루와 외야 수비가 가능하지만 나이가 있어 타격에 전념하게 하는 것이 더 낫다. 여기에 SK는 박정권 한동민이 1루수를 볼 수 있고 김강민 이명기 박재상 조동화 임훈 등 외야 자원도 풍부해 굳이 스캇이 수비에 나설 필요까지는 없다. 종합하면 지명타자 및 4번 타자 출전이 유력시된다. 최정과 스캇이 나란히 타선에 들어서는 장면도 그려볼 수 있다.

최정은 한국 최고의 타자 중 하나다. 올해도 120경기에 나가 타율 3할1푼6리, 28홈런, 83타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점점 발전하는 타자이기도 하다. 최정의 홈런 개수는 계속 늘어 올해 최고치를 찍었고 최근 네 시즌에서 모두 75타점 이상을 기록하는 등 리그 최고의 3번 타자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그만큼 견제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호준의 이탈, 박정권의 늦은 출발로 4번 자리가 약해진 올해는 더 그랬다.
하지만 스캇이 자리를 잡는다면 최정을 거르기 어렵다. 잘못했다간 스캇에게 장타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정과도 좀 더 많은 정면승부가 예상된다. 이는 최정의 타격 능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선천적인 재능에 끊임없는 노력을 더하는 선수라 기대가 커진다. FA를 앞둔 동기부여 등도 무시할 수 없다.
최정이 살아나가면 스캇도 도움을 받는다. 상대적으로 자신을 거를 수 없는 환경에서 타석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캇의 올해 타율은 2할4푼1리였고 주자가 없을 때는 2할3푼2리였다. 방망이에 신이 안 났다. 그러나 득점권 타율은 3할1푼7리로 훨씬 더 높았다. 최정이 살아나가면 스캇의 집중력이 극대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여기에 좌우 조합은 덤이다. ‘쌍포’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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