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스타 싸이의 국내 무대는 여전히 '광란'이었다.
싸이는 21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13 싸이 콘서트 달밤에 체조' 공연을 열고 만 2천여 명의 관객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콘서트 명이 '달밤에 체조'인만큼 싸이는 초반부터 무대 위에서 뛰어 올랐고 관객들 역시 그의 춤사위에 맞춰 떼춤을 추는 등 열광적으로 환호했다.
이날 싸이의 등장 전, 전광판에는 '놀 준비가 되었느냐'는 문구가 떠올랐다. 드레스 코드였던 산타 복장과 빨간색 의상을 입은 관중들은 이같은 문구에 크게 환호했다. 이윽고 싸이는 무대 중간에거 위엄있게 등장, 곡 '챔피언'의 록 버전으로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싸이의 등장에 공연장은 뜨겁게 달아올랐고 싸이는 관객의 함성에 열정적으로 첫 무대를 소화했다.

싸이는 이어 곡 '연예인', '롸잇 나우(Right Now)', '끝', '내눈에는', '나 이런 사람이야', '새', '어땠을까', '젠틀맨', '흔들어 주세요', '낙원', '아버지', '위 아더 원(We Are The One)', '예술이야'을 연이어 부르며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특히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젠틀맨' 때는 함성 소리가 최고조로 올라갔다. 싸이는 시건방춤을 추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으며 이에 관객들은 시건방춤을 따라하는 등 큰 소리로 부르며 열광적인 호응을 보냈다.
그는 무대 중간 월드 스타로서 성공했지만, 외로웠던 마음에 대해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오랜 해외 생활을 하면서, 한국이 많이 그리웠다. 하도 많은 나라를 돌아다니다 보니, 여기가 어느 나라인지도 헷갈릴 때가 많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한국에서 '무한도전' 못친소에도 나가고 싶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다"며 "오늘 이렇게 한국에서 공연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싸이는 재치있는 입담으로 관객과 소통하며 웃음도 선사했다. 그는 공연 초반, 스탠딩, 1층, 2층 객석을 나눠 함성을 비교하는가 하면 곡 '어땠을까'를 부르기 전에는 "커플들은 손깍지를 끼고 옛 연인과 헤어지지 않았으면 어땠을지에 대해 각자 생각해보라"며 웃음을 안겼다. 또 싸이는 관객들에게 귀여운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며 웃음을 선물하기도 했다.

싸이가 가장 크게 웃음을 준 부분은 역시 '여장 무대'였다. 지난 봄 '싸욘세'로 변신해 큰 웃음을 줬던 싸이는 이번에는 선미로 완벽 빙의했다. 그는 선미가 입었던 타이트한 빨간 의상을 입고 무대에 등장, 맨발로 요염한 무대를 꾸몄다. 특히 싸이는 '24시간이 모자라'의 트레이드 마크인 엉덩이 춤을 완벽히 재현하는가 하면, 온 몸을 쓰다듬으며 폭소와 충격을 동시에 안겼다.
싸이는 '강남스타일'로 떼창, 떼춤을 선보이며 공연의 클라이막스를 장식했다. 익숙한 멜로디의 '강남스타일' 전주가 흐르자, 현장에 있는 국내팬을 비롯한 해외팬들은 함성 소리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들은 약속이나 한듯 경기장을 울리는 떼춤과 떼창을 선보이며 또 하나의 장관을 만들어냈다.

싸이는 공연의 신답게 관객들이 예상치 못한 다양한 무대 구성으로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그는 곡 '낙원'을 통해 무대 곳곳을 누비며 관객들과 가까이에서 소통했으며, 와이어로 무대 공중을 날아다니며 2층에 있는 관객에게도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는 관객의 함성을 가까이서 들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고 팬들의 함성에 감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식 무대가 모두 끝난 뒤 관객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앙코르'를 연신 외쳤다. 이에 싸이는 1분여 뒤 '준비한 공연은 여기까지 입니다', '아참, 준비한 정기공연은 여기까지 입니다. 이제부터 뒤풀이를 시작하겠습니다'라며 계속해서 공연을 이어갈 것임을 밝혔다. 싸이는 추억의 가요 무대와 추억의 팝송 무대를 준비, 클럽 DJ로 변신해 관객들과 하나가 된 무대를 꾸며냈다.
싸이는 이와 더불어 무대 전체에 퍼지는 꽃비와 눈꽃 등을 뿌렸으며 화려하고 재치있는 화면으로 볼거리를 더욱 배가시켰다.
이날 공연장에는 가수 김범수가 게스트로 등장해 팬들에게 큰 선물이 됐다. 김범수는 곡 '보고싶다', '끝사랑', '제발' 등을 열창하며 명실상부 가창력의 끝을 보여줬다.
싸이의 공연을 팬들 역시 게스트 못지 않은 존재감을 과시했다. 산타가 드레스코드였던 이날, 관객들은 산타 모자와 의상을 입고 참석하는가 하면, 대부분의 관객들은 빨간 옷을 입고 자리해 공연장을 빨갛게 물들였다.
싸이는 오는 24일까지 열리는 이번 콘서트에서 회당 1만 2000여명씩 총 5회 공연에 6만명을 동원한다. 국내에서 최다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서울 올림픽 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한 타이틀로 5회의 공연을 진행하는 것은 싸이가 최초다. 이 역시 한 타이틀 공연 아래 동원하는 최다 인원 관객수다.
콘서트를 개최할 때마다 전세계 팬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데다 특히 이번 공연은 싸이가 2년 만에 여는 국내 연말 콘서트로 오랜만에 한국 관객을 만나는 뜻깊은 자리인 만큼 국내 매체뿐 아니라 해외 언론에서의 취재 요청 열기도 뜨겁다.
goodhmh@osen.co.kr
네이버 tv 캐스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