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 투수 류현진이 개구쟁이 메이저리거로서 독한 매력 발산의 시간을 가졌다.
류현진은 21일 방송된 MBC 특집 프로그램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99쇼'(이하 99쇼)에 출연해 화려했던 메이저리그 정복기를 공개했다. 그는 때로는 돌직구로, 때로는 은근하게 과거를 돌아보며 개구쟁이 같은 통통 튀는 모습을 보였다.
먼저 '99쇼'에서는 LA다저스 사이트에 올라온 류현진 선수의 모습을 공개하며 이에 얽힌 뒷 이야기를 들었다. 류현진 선수는 스프링캠프 신고식으로 가수 싸이의 곡 '강남스타일'을 췄던 일화를 전하며 "다른 선수들은 여장을 하기도 한다"며 대수롭지 않게 설명했다. 또 동료선수인 유리베와 겪었던 불화 해프닝에 대해 "장난을 친 것 뿐이다. 그 일 때문에 나이 많은 사람 볼을 어떻게 칠 수 있냐고 정말 욕을 많이 먹었다"고 회상했다.

'괴물투수'로 불리는 류현진이지만 아버지와는 티격태격 하면서 정겨운 부자의 모습을 연출했다. 그는 감동적인 아버지의 영상 편지를 보며 "어디서 많이 본 옷을 입었다. 내 옷 같다"고 매의 눈을 뽐냈다. 또 "영상편지 이런 거 부끄럽다. 시키지 말라"며 애원하기도 했다.
이날 '인간' 류현진의 모습을 조명하기 위해 KBO 김인식 기술위원장, MBC 허구연 해설위원이 함께 했다. 방송 중간 류현진의 아버지가 깜짝 출연했고, 함께 선수 생활을 한 기아 타이거즈 나지완 선수, 한화 이글스 신경현 코치 등은 영상으로 등장했다. 동고동락한 이들의 지원 사격 속에서 류현진의 면모가 확실히 공개됐다.
신경현 코치의 류현진 선수가 긴장하면 손톱을 물어 뜯는 습관이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덩치 큰 애가 손톱을 물어 뜯는 모습이 귀엽지 않냐"며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갈 때는 혀를 날름 거리기도 한다"고 밝혔다. 나지완 선수는 스스로를 류현진의 천적이라고 일컬었다. 그는 "류뚱, 뚱돼지, 돼지"라고 류현진의 별명을 정겹게 부르며 신경전을 벌였다.
이후 등장한 류현진의 아버지는 아들에 대한 루머를 말하며 '자폭'해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현진이의 학교생활과 내가 조직의 우두머리라는 소문이 있었다"고 말한 것. 류현진은 "나 정말 모범적이었다. 내가 왜 문제가 있냐"고 발끈했고, 류현진의 아버지는 "소문이 그런 것"이라며 다독였다.
경기장에 서면 이글거리는 눈빛, 상대 선수를 제압하는 카리스마로 익숙한 류현진은 이번 '99쇼'를 통해 26살 청년의 풋풋함과 패기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동료들과는 즐겁게 생활하면서, 자신의 생활을 지탱해준 은인들에 대해서는 고개를 숙일 줄 아는 바른 모습이 그의 인간적 매력을 상승시켰다.
한편 MBC는 그동안 류현진이 활약하는 LA 다저스를 비롯해서 메이저리그 경기를 주관해서 중계 방송 해왔다. 이 같은 인연과 류현진에 대한 국민적인 인기에 힘입어 류현진을 내세우는 토크쇼를 특집으로 기획해 방송한 것. 프로그램 명인 '99'는 류현진의 등번호에서 착안해 붙여졌다.
plokm02@osen.co.kr
'99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