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KBS 연예대상 대상 수상의 영광은 남성에게 돌아갔다. '정말 기대하지 못했다'고 말한 26년 차 개그우먼 박미선의 눈물과, 화려한 미스코리아 스타일링으로 대상 직전까지 시상식의 주인공이었던 이영자의 무관이 씁쓸함을 안겼다.
이영자는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2013 KBS 연예대상에서 유재석, 신동엽, 김준호, 강호동, 이경규 등 쟁쟁한 경쟁자들과 대상을 놓고 경쟁했다. 특히 이영자가 수상했을 시, 그의 수상은 그간 여성 대상 수상자가 없었던 KBS 연예대상에서 최초 여성 수상자가 배출되는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최초 여성 수상자라는 점이 이영자의 대상을 기대하게 한 이유의 전부는 아니었다. 이영자는 현재 월요일 심야 예능 강자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서 독보적인 캐릭터로 존재감을 발휘, 올해 누구보다 뛰어난 활약상을 보였다는 것에 의문이 없기 때문. '안녕하세요'에서 고민을 털어놓는 사연자들을 푸근하게 감싸 안는 이영자의 입담과 편안한 진행은 '안녕하세요'의 인기 원동력이다. 또 '맘마미아'에서는 박미선과 함께 MC 호흡을 맞추며 스튜디오를 장악하는 진행능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그의 수상이 조심스럽게 점쳐졌다.

또한 이영자는 앞서 2011년과 2012년 KBS 연예대상에서 여자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제2의 전성기의 시작을 알린 바 있기 때문에 기대감을 더했다.
하지만 이영자는 결국 빈손으로 돌아갔다. 이에 예능스러운 코너인 '틈새시상식'에서 대상 후보 강호동이 중고 신인상을 받고, 유재석이 먹방상을 받은 것과 더불어 더욱 아쉬움을 자아냈고, 이같은 아쉬움은 쇼 오락부문 여자 최우수상을 받은 박미선의 눈물과 맞물렸다.
다양한 수상 경험으로, 수상 소감으로 독설까지 했던 박미선은 이날 이례적으로 눈물을 펑펑 쏟으며 "내가 올해 26년째 일을 하고 있다. 요새 예능은 남자들이 나와서 자기들끼리 다 해먹는다. 그래서 속상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박미선은 "여자들도 내년에 힘을 합쳐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아이디어가 생각이 안 날 때가 많아서 유재석 멘트도 많이 뺏고 이영자도 많이 도와주지 못했다"고 덧붙이며 남성 중심 예능프로그램의 홍수 속 소외된 개그우먼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대변했다.
한편 한해 동안 KBS 예능 프로그램을 결산하는 자리인 2013 KBS 방송연예대상은 개그맨 신동엽과 걸그룹 카라 구하라, 배우 서인국이 진행을 맡았다. 이들은 안정적인 진행실력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다음은 2013 KBS 연예대상 부문별 수상자(작)
▲대상-김준호(개그콘서트)
▲시청자가 뽑은 프로그램상-개그콘서트
▲쇼 오락부문 남자 최우수상-차태현(1박2일)
▲쇼 오락부문 여자 최우수상-박미선(해피투게더, 맘마미아)
▲쇼 오락부문 남자 우수상-컬투 김태균, 정찬우(안녕하세요)
▲쇼 오락부문 여자 우수상-박은영(연예가중계, 비타민, 맘마미아)
▲코미디부문 남자 최우수상-김준현(개그콘서트)
▲코미디부문 여자 최우수상-김지민(개그콘서트)
▲코미디부문 남자 우수상-유민상(개그콘서트)
▲코미디부문 여자 우수상-김민경(개그콘서트)
▲실험정신상-인간의 조건
▲모바일TV 인기상-슈퍼맨의 아이들(추성훈 딸사랑, 이휘재 아들 서언, 서준, 타블로 딸 하루, 장현성 아들 준우, 준서)
▲베스트팀워크상-우리동네 예체능
▲정보 쇼오락 부문 최고엔터테이너상-문희준(불후의 명곡), 김종국(위기탈출 넘버원)
▲버라이어티 부문 최고엔터테이너상-최강창민(우리동네 예체능), 추성훈(슈퍼맨이 돌아왔다)
▲특집 프로그램상-가요무대
▲프로듀서 특별상-이휘재
▲최우수 아이디어상-황해 팀(개그콘서트)
▲특별상-강승원 음악감독
▲공로상-장영민 카메라감독
▲라디오 DJ상-장윤주(장윤주의 옥탑방 라디오)
▲쇼오락부문 작가상-이현숙(연예가중계)
▲코미디부문 작가상-이상덕(개그콘서트)
▲쇼오락부문 남자 신인상-존박(우리동네 예체능)
▲쇼오락부문 여자 신인상-씨스타 보라(뮤직뱅크)
▲코미디부문 남자 신인상-이문재(개그콘서트)
▲코미디부문 여자 신인상-안소미(개그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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