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KBS 연예대상은 '개그콘서트'와 비(非) '개그콘서트'의 대결이었다. 그만큼 '개그콘서트'는 주요 상의 반 이상을 차지하며 KBS는 여전히 '개그 강국'임을 알렸다.
'개그콘서트'는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2013 KBS 연예대상에서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을 수상했으며 대상, 최우수 아이디어상의 주인공들을 배출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개그콘서트'는 대상과 프로그램의 대상격인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을 동시에 안았다. 지난 1999년부터 '개그콘서트' 무대를 지켜온 김준호가 대상의 주인공이 되며 노력의 결실을 맛봤고, 올해까지 3년연속 최고 프로그램상의 소감은 '개그콘서트'의 몫이었다. 가히 2013 KBS 연예대상의 주인공이라 칭해도 모자람이 없는 성적이었다.

또한 KBS가 코미디부문의 수상자를 따로 선정하는 관계로 KBS 유일의 정통 코미디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에서는 신인상, 우수상, 최우수상의 주인공들도 여럿 생겨났다. 김준현·김지민이 최우수상 트로피를 거며 쥐었고, 유민상·김민경이 우수상을, 이문재·안소미가 신인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 뿐 아니라 작가상에 이상덕 작가, 최우수 아이디어상에 '개그콘서트-황해' 팀이 호명됐다.
이 같은 결과는 다른 지상파 방송의 연예대상과 비교해 KBS만이 가지는 특징이기도 하다. MBC가 코미디시트콤 부문으로 시트콤에 출연하는 연기자들에게 상을 주고, SBS의 코미디 부문 시상이 주목받지 못하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 MBC, SBS와는 달리 KBS 연예대상은 개그맨 혹은 개그우먼들이 큰 주목을 받는 주인공이다.
사실 연말 시상식에서의 융숭한 대접은 당연한 일이다. '개그콘서트'는 20%에 육박한 시청률로 줄곧 전체 예능프로그램 시청률 1위를 지켜오고 있다. '시청률 효자' 노릇을 아주 오랫동안이나 해내고 있는 '개그콘서트'에 KBS의 애정이 쏠리는 것은 이해 가능한 편애다.
특히 대상을 김준호에게 안겨주며 이처럼 '당연한 편애'는 더욱 두드러졌다. 김준호는 '개그콘서트'에서는 '원로'이나 쇼·오락에서는 아직 '중고 신인'에 가깝다. 최근 '해피선데이-1박2일'에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지만, 여전히 그는 쇼·오락 부문에서 다른 대상 후보인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엔 다소 힘이 떨어진다. 그러나 KBS는 대상을 당당히 김준호에게 선사하며 '개그콘서트'가 얼마나 KBS에 중요한 프로그램인지를 실감케했다.
다음해에도 '개그콘서트'는 그 위상을 더욱 드높일 수 있을까. 곧 '개그 강국' KBS의 위상과 관련된 이 물음의 답이 긍정일지 혹은 부정일지 궁금증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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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대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