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99쇼' 류현진, 토크쇼도 지배한 괴물입담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3.12.22 07: 59

미국 메이저리그 '괴물투수' 류현진이 토크쇼까지 지배했다.
류현진은 지난 21일 방송된 MBC 특집 프로그램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99쇼'(이하 99쇼)에 출연해 막강한 입담으로 보는 이들을 쥐락펴락했다. 과장되지 않은 담담한 말투로 풀어낸 솔직담백한 화법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때로는 돌직구로, 때로는 은근하게 입담을 자랑하며 지루할 틈 없는 1시간을 만들었다.
특히 이날 방송에는 최초로 류현진의 아버지 류재천 씨가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함께 방송 출연을 한 적이 없었던 두 사람은 어색한 가운데 서로의 약점을 들추며 유쾌한 분위기를 꾸려 나갔다.

류재천 씨는 아들에 대한 루머를 말하며 '자폭'해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현진이의 학교생활과 내가 인천 조직폭력배의 우두머리라는 소문이 있었다"고 말한 것. 류현진은 "나 정말 모범적이었다. 내가 왜 문제가 있냐"고 발끈했고, 류현진의 아버지는 "소문이 그런 것"이라며 다독였다.
이어 류현진은 흔히 알지 못하는 메이저리그의 비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메이저리그 공인구와 한국 프로야구 공인구를 비교해 말해주고, 선수들과 있었던 즐거운 일화를 밝혔다. 특히 스프링캠프 신고식으로 가수 싸이의 곡 '강남스타일'을 췄다며 "다른 선수들은 여장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동료선수인 유리베와 겪었던 불화 해프닝에 대해 "장난을 친 것 뿐이다. 그 일 때문에 나이 많은 사람 볼을 어떻게 칠 수 있냐고 정말 욕을 많이 먹었다"고 회상했다.
이날 '인간' 류현진의 모습을 조명하기 위해 KBO 김인식 기술위원장, MBC 허구연 해설위원이 함께 했다. 함께 선수 생활을 한 기아 타이거즈 나지완 선수, 한화 이글스 신경현 코치 등은 영상으로 등장했다. 동고동락한 이들의 지원 사격 속에서 류현진의 면모가 확실히 드러났다.
신경현 코치의 류현진 선수가 긴장하면 손톱을 물어 뜯는 습관이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덩치 큰 애가 손톱을 물어 뜯는 모습이 귀엽지 않냐"며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갈 때는 혀를 날름 거리기도 한다"고 밝혔다. 나지완 선수는 스스로를 류현진의 천적이라고 일컬었다. 그는 "류뚱, 뚱돼지, 돼지"라고 류현진의 별명을 정겹게 부르며 신경전을 벌였다.
전문 예능인이 아닌 이상, 한 시간이 넘는 토크프로그램을 이끌어 나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대화 거리에 대한 문제가 있고, '재미'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의미없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전락하는 부담을 갖는다. 하지만 류현진은 적절한 선을 지키며 기분 좋은 그림을 그리는데 성공했다. 도를 넘지 않는 유머 코드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가식 없이 허심탄회한 그의 말투도 여기에 한몫했다.
한편 그동안 류현진이 활약하는 LA 다저스를 비롯해서 메이저리그 경기를 주관해서 중계 방송 해왔던 MBC는 류현진의 인기를 감안해 그를 주인공으로 한 토크쇼를 특집으로 기획해 방송했다. 프로그램 명인 '99'는 류현진의 등번호에서 착안해 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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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쇼'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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