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좋았다. 하지만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분명 중간에 뭔가의 문제가 있었다는 뜻이다. 한국생활 2년차를 맞이하게 될 조조 레이예스(29, SK)의 향후 행보는 그 ‘문제점’을 잡는 것에서 시작한다.
SK는 지난 14일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진출한 크리스 세든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올해 텍사스에서 뛰었던 우완투수 로스 울프(31)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많은 관심이 울프로 향했지만 오히려 더 주목해야 할 선수는 따로 있을지 모른다. 같은 날 재계약이 발표된 레이예스가 그 주인공이다.
올해 SK 유니폼을 입은 레이예스는 입단 당시부터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유망주 출신으로 수준급 메이저리그(MLB) 경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프로필만 놓고 보면 “한국에서 뛸 선수가 아니다”라는 말까지 들었다. 실제 초반 행보도 좋았다. 왼손이지만 150㎞에 이르는 빠른 공, 그리고 투심·슬라이더·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4월 10일 넥센전에서는 2013년 리그 첫 완봉승을 작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5월 이후 레이예스의 성적은 쭉쭉 떨어졌다. 4월 2.91이었던 레이예스의 평균자책점은 5월 5.93까지 치솟았다. 그 이후에도 전반적으로 기복이 심한 모습을 드러냈다. 잘 던지다가도 제구가 흔들리는 경우가 있었고 5회까지의 모습이 6회 이후 나오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결국 최종 성적은 30경기에서 8승13패 평균자책점 4.84. 이름값에 비하면 만족할 수 없는 성적이었다.
하지만 SK는 레이예스를 다시 택했다. 더 잘 던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서였다. 일단 체력에 주목했다. 레이예스는 한국에 오기 직전 불펜 요원으로 뛰었다. 60이닝 남짓이었다. 갑자기 불어난 이닝에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했다. 몸 상태도 100%로 입국하지는 못했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올해 173이닝을 던졌다. 적응이 된다면 더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치가 컸다. 레이예스도 윈터리그에 참여하지 않은 채 내년을 대비하고 있다.
나쁜 버릇을 잡으면 성적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만수 SK 감독은 “레이예스가 시즌 중반 상대에게 ‘쿠세(투구버릇)’를 읽혔다”라고 했다. 몇몇 미세한 습관이 상대 전력분석에 잡혔고 이것이 타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우리나라 타자들이 그만큼 영리하다”라고 하면서 “레이예스가 이를 고칠 수 있다면 올해보다는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명예회복도 꿈꾼다. 한 구단 관계자는 “한 단계 아래로 생각했던 한국 무대에 와서 성적이 썩 좋지 않으니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감독도 “명예회복에 대한 생각이 있지 않겠는가”라며 “세든이 일본에 가며 자존심도 적잖이 상했을 것이다. 미국 선수들은 그런 선의의 경쟁이 있다”라고 내다봤다. 체력 강화, 잘못된 습관의 교정, 그리고 명예회복을 위한 의지. 2년차를 맞이하는 레이예스가 이를 모두 잡을 수 있다면 “한국에 올 선수가 아니다”라는 자신의 진면목를 보여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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