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길었던 줄다리기였다. 나란히 거론됐던 대어들이 먼저 목적지를 찾은 만큼, 지켜보는 이의 입장에선 불안함도 느낄만했다. 하지만 결과는 역시 해피엔딩이었다. 미국 주요 언론은 22일(한국시간) 추신수가 아메리칸리그 강호 텍사스에 7년 1억3000만 달러, 아시아 메이저리거 통산 최다금액을 받고 입단했다고 전했다.
지난 10월 31일 월드시리즈가 끝난 후 FA 자격을 얻은 추신수는 스토브리그 최대 이슈메이커였다. 리그 최고 1번 타자가 FA가 된 만큼, 많은 팀들이 추신수와 FA 계약을 노렸다. 시즌 중 꾸준히 언급된 뉴욕 메츠를 시작으로 볼티모어 애리조나 휴스턴 시애틀 디트로이트 보스턴 뉴욕 양키스 등 매일 새로운 팀이 추신수 영입을 놓고 고민했다. 약 90일의 동안 국내 기사는 물론, 외신에서도 로빈슨 카노, 다나카 마사히로와 더불어 추신수가 가장 많이 거론됐다.
사실 메이저리그는 지역주의 성격이 강하다. 때문에 미전역에 이름을 날리는 스타는 많지 않다. 예를 들면, 보스턴 지역의 야구팬은 매일 보스턴 레드삭스 경기를 지켜본다. 레드삭스 선수들의 프로필을 꾀고 있고, 자주 맞붙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팀 선수들 정도는 알고 있을지 몰라도, 내셔널리그 선수까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야구 기사는 지역 팀이 차지한다. WBC가 열리고 있어도 뉴욕 지역지의 야구란 톱 뉴스는 양키스 혹은 메츠의 스프링캠프 소식이다. 팬 입장에선 유료 서비스인 MLB TV를 신청하면 전 경기를 볼 수 있다. 그런데 하루에 10경기 이상이 펼쳐지는 메이저리그 모든 경기를 시청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물론 추신수는 지금까지의 활약만으로도 여러 차례 미국 언론에 이름이 올랐다. 홀로 고군분투했던 클리블랜드 시절에는 ‘클리블랜드 최고의 선수’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올해 신시내티에선 몸에 맞는 공을 두려워하지 않는 ‘출루머신’으로 유명해졌다. ESPN 저명 컬럼니스트 빌 시몬스는 추신수를 두고 “매 번 목숨을 걸고 타석에 서는 것 같다”고 추신수의 자세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하지만 연일 헤드라인을 장식한 것은 이번 스토브리그였다. 매일 목적지가 바뀌며 역동적으로 추신수의 행보가 다뤄졌다. 추신수의 능력에 대한 재검증 또한 이뤄졌는데, 많은 전문가들이 추신수의 지난 경기들을 돌아보며 이전보다 더 높은 평가를 내렸다. 이들의 결론은 “추신수와는 장기계약을 체결해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였다.
정점은 이틀 전이었다. 미국 한 언론에서 추신수가 양키스의 7년 1억4000만 달러 제의를 거절했다고 보도했고, 추신수에 대한 관심도는 대폭발했다. 미국 포털사이트 야후에선 추신수가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미국 최대시장 뉴욕 지역 야구팬들의 관심을 산 것은 물론, 양키스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팀들의 팬까지도 그 기사에 주목했다.
추신수는 지금까지 올스타에 선정되지 않은 선수 중 가장 뛰어난 선수로 꼽혀왔다. 이제는 올스타는 아니지만, 가장 유명한 선수가 됐다. 2013년 겨울, 추신수는 거액의 돈과 우승 가능성을 손에 넣었다. 또한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명성까지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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