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까다롭고 독한 제작진의 활약은 아직 서로에게 익숙하지 않을 멤버들에게는 팀워크를 안겨줬고, 팀워크는 곧 프로그램의 웃음을 배가시켰다.
22일 오후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1박2일'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충청남도 서산에서 캠핑 용품 획득을 위한 황당 미션들을 해결하는 '비포 선셋' 레이스를 펼치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1박2일' 제작진은 여느 때 보다 멤버들을 향한 혹독한 모습을 보였다. 어느 것 하나에도 타협을 보여주지 않은 것. 예능에 초보인 멤버들은 종종 미션에 실패를 했고, 또 한 번의 기회를 얻기 위해 얼음장 같은 물 속에 들어가는 등 새로운 조건을 제시해야 했다.

제작진의 타협없는 면모가 돋보였던 것은 김준호, 김종민, 김주혁 팀의 텐트 얻기 미션이었다. 세 사람은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한 절에 도착했고,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성공'과 '실패'가 1:1로 적힌 복불복 돌림판이었다.
허탈한 미션에 멤버들은 당황했고, 단 한번의 기회를 실패로 마무리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결국 멤버들은 제작진과의 협의 하에 계곡물에 입수할 경우 한 번의 기회를 더 얻을 수 있다는 조건을 만들어냈고, 김준호와 김종민이 차례로 입수하며 텐트를 얻어냈다.
이윽고 밤이 된 후 멤버들은 침낭 3개 외에는 별다른 소득없이 분교로 돌아오게 됐다. 김주혁 팀이 일몰 전에 전망대에 도착하지 못해 미션으로 얻어낸 것들을 다 쓸 수 없게 된 것.
제작진은 혹독한 추위에 야외 취침을 하게 된 멤버들을 위해 '동사 방지 12세트'라는 아이디어를 내 놓았다.비닐, 호일, 냉장고 박스, 노끈, 청테이프, 스티로폼 등 노숙에 필요한 물품들이 멤버들에게 기회로 주워졌지만 그마저도 게임을 통해 얻어내야 했다.
이런 과정에서 멤버들은 조금씩 더 서로에게 친밀함을 느껴갔다. 생존을 해야 하는 환경에서 이들은 서로를 위해 몸(?)을 내놓았고, 제작진에게 무리한 조건을 걸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장난이라 해도 "우리는 하나다"라며 시시때때로 공동체 의식을 강조해 하나된 모습을 보였다.
새로운 멤버들로 시작한 '1박2일'은 이처럼 독한 제작진의 활약과 예능 초보자들의 우정어린 모습으로 조금씩 안정화를 찾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뿐만 아니라 서로의 독특한 캐릭터를 부각시키며 웃음을 주는데도 일조하고 있는 모습. 발전해 가는 '1박2일'의 다음 행보가 기대감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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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