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그대' vs '설희', 우연의 일치? 너무 비슷? 결론은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3.12.22 21: 28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던 SBS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가 표절 시비로 출항 직후 암초를 만난 가운데, 양측 작가가 한번씩 강경한 입장을 밝혀 추후 결론에 관심이 집중되게 됐다.
'별그대'의 박지은 작가가 22일 상세한 예시까지 들며, 같은 소재를 접하고 따로 스토리를 발전시켰다고 주장함에 따라, 앞서 지난 20일 이 작품이 자신의 만화 '설희'와 유사하다며 의혹을 제기한 강경옥 작가의 이후 입장에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우선 광해군 UFO 사건을 다룬 것 자체가 표절이 아닌 건 확실해진 상황. 두 작가 모두 이에는 공감하고 있다. 관건은 다른 뼈대다. 박 작가는 "'설희'를 본 적 없다"고 강조함으로써 의혹에 반박했다.

그는 "먼저 밝혀두고 싶은 사실은 저는 '설희'라는 만화를 접한 적이 없습니다. '설희'라는 작품이 있다는 것도 이번 사건이 언론을 통해 제기되면서 처음 알았습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광해군 UFO 사건을 접한 계기도 설명했다. 그는 "예능 작가 출신인 저는 2002년부터 2003년 사이에 방송된 SBS '깜짝스토리랜드'라는 프로그램에서 역사 속 놀랄만한 이야기들을 묶어서 내보내는 '역사 속으로’라는 코너를 집필했습니다. 당시엔 희귀했던 조선왕조실록 CD를 사서 매일 들여다보는 것이 일이었고, 국회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하며 자료조사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광해군일기 속 1609년의 이 사건을 만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사건들 중 흥미로우면서도 나름대로 유명한 사건이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시놉시스도 일찍 만들어졌다는 게 그의 설명. 그는 "이후 하지 못한 그 아이템이 10여 년 동안 마음 속에 계속 남아 있었고, 앞으로 드라마를 쓰게 된다면 ‘조선시대 당시 목격된 것이 우주선이었고, 그 우주선에서 온 외계인이 현재까지 살아오게 된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해서 대략의 시놉시스 노트도 만들어 두었습니다. UFO나 외계인 관련 뉴스 기사들도 차곡차곡 모으며 준비도 했습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별그대'의 토대는 오히려 '슈퍼맨'에서 따왔다고 밝혔다. 그는 "드라마의 출발이 된 명확한 콘셉트는 이것이었습니다. '그때 조선에 온 게 진짜 UFO였다면? 그때 그것을 타고 지구에 온 외계인이 어떤 사건 때문에 자기 별로 돌아가지 못하고 계속 여기에 살고 있다면?' 모티브로 삼은 작품이 있다면 오히려 '슈퍼맨' 일 것입니다. 슈퍼맨은 외계 행성에서 지구로 와서 살면서 어려움에 처한 지구인들을 도와주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저는 작가로서의 양심과 모든 것을 걸고 강 작가님의 작품을 접하지 않았고 참조하지 않았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힙니다"라고 강조했다. 드라마 제작사 측도 외계인, 불로 코드 등 일부 소재만 갖고 문제 삼는다면, 백설공주와 심청전도 표절 관계냐는 비유로, 이번 사안에 대한 입장을 정리했다.
그러나 강작가는 광해군 UFO 소재를 쓸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다른 부분에 있어 유사성을 강조해둔 상태다. 그는 "광해군 일지는 누구나 쓸 수 있는 사실이지만, 그 사건에서 파생된, '400년을 살아온 늙지 않는 사람이 현실에서 사는 법'과 '인연의 이야기'는 내가 만들어낸 '설희'의 원 구성안이다"라며 "이 드라마('별에서 온 그대)'의 분위기와 남녀 역할만 다르고 밝혀지는 순서를 바꿨을 뿐 이야기의 기둥이 너무 비슷하다. '설희'는 지금 연재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저 드라마를 본 사람들이 과연 이걸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불편한 문제가 있다"라고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또 "이 드라마('별그대)'의 분위기와 남녀 역할만 다르고 밝혀지는 순서를 바꿨을 뿐 이야기의 기둥이 너무 비슷하다"며 "'설희'는 지금 연재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저 드라마를 본 사람들이 과연 이걸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불편한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 작가는 "법정은 이야기의 유사성을 가리는 것보다 그 일로 일어난 손해의 물리적 증거를 우선으로 해, 자본이 대거 투입된 쪽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 전에도 몇 가지 있었지만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도 싫어 여간한 문제는 무시하고 지내왔다. 원래 사실을 적시해도 소송거리가 되는 세상이니 이 글도 문제 삼을지 모르지만 혹 벌금 정도는 물더라도 뭐가 문제인지 제대로 짚어줄 수는 있을 것으로 본다"고 입장을 확실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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