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이영돈·신동엽 젠틀맨’ 첫방, 삐걱거려도 훈훈한 콤비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3.12.23 07: 08

채널A ‘이영돈·신동엽 젠틀맨’(이하 젠틀맨) 첫 방송은 삐걱거렸지만 훈훈했다. 이영돈 PD와 방송인 신동엽의 첫 만남은 어색했고 첫 회인만큼 부족한 면도 있었다. 그러나 분명한 건 이 사회에 필요한 ‘착한 예능’이었다.
‘젠틀맨’은 대한민국에 숨어 있는 정의롭고, 매너 있고, 품격 있는 젠틀맨을 찾아내는 프로그램. 매주 이영돈 PD와 신동엽이 사회적인 이슈와 관련해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실험카메라를 실시하고, 젠틀맨으로 선정된 시민에게 푸짐한 선물을 제공한다.
지난 22일 첫 방송된 ‘젠틀맨’은 언제 어디서 벌어질지 모르는 ‘성추행’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상황을 연출해 실험카메라를 진행, 이 시대의 젠틀맨을 찾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채널A ‘먹거리 X파일’에서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라는 리액션으로 화제가 된 이영돈 PD와 이를 패러디해 주목받은 신동엽의 첫 만남이 큰 기대를 모은 가운데 이들은 이날 방송 오프닝에서 반갑게 서로를 맞이했다. 두 사람은 “안녕하세요. ‘먹거리 X파일’의 이영돈입니다”라고 유사품(?)과 진품(?) 비교의 시간을 가지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나 공개된 본격적인 실험영상에서 이영돈 PD와 신동엽의 모습은 상당히 어색했다. 처음 밥을 먹는 자리에서 대화를 크게 주고받지 않고 밥만 먹는가 하면 실험장소로 이동하는 중 대화가 뚝뚝 끊기고 실험을 하면서도 호흡이 맞지 않은 모습이었다.
한 중국집에서 점장이 종업원을 성추행하는 것을 통해 시민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실험카메라에서 생각만큼 시민들의 반응이 적극적이지 않자 갑자기 이영돈 PD가 변장을 하고 실험에 합류, 신동엽을 당황하게 했다. 이영돈 PD의 정체가 드러나면 실험은 그대로 종료였기 때문. 자연스럽지 않은 조작된 상황 연출과 이영돈 PD와 신동엽, 제작진의 논의 없이 이영돈 PD가 투입, 아직은 서로 손발이 맞지 않은 모습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또한 ‘젠틀맨’을 선정하는 기준이 애매해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주기도 했다.
아직 ‘젠틀맨’의 MC들과 제작진의 호흡이 맞지는 않았지만 이날 ‘젠틀맨’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시청자들의 가슴 속에 진하게 남았고 큰 감동을 선사했다. 많은 시민들이 불의를 보고 참지 않고 피해자를 구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했다.
점장이 여종업원을 계속해서 성추행 하자 이를 보고 불쾌함을 느낀 손님들이 점장의 행동을 지적하고 점장이 상식적이지 못한 태도로 일관하자 한 남성은 성추행하는 모습을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해 점장에게 보여주고 종업원이 동의하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는 등 여종업원을 보호하려고 나섰다.
시민들의 용기 있는 모습을 통해 아직 이 사회가 살만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잠자고 있던 시민의식을 다시 일깨워 주기 시작한 ‘젠틀맨’. 각박하고 위험한 우리 사회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담아낸 ‘젠틀맨’이 앞으로 어떤 젠틀맨들을 찾아낼지 기대된다.
kangsj@osen.co.kr
채널A ‘젠틀맨’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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