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가을야구’’ 실패한 롯데와 SK가 명예회복하려면
OSEN 천일평 기자
발행 2013.12.23 08: 27

롯데는 지난 해까지 5년 연속 포스츠시즌에 진출해 ‘부산 갈매기’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SK는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초유의 대기록을 세우며 2000년대 후반 ‘가을 야구’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그러나 처음으로 9개 팀이 참가한 올해 롯데는 5위에 그치고 SK는 6위로 내려앉아 자존심이 구겨졌습니다.

이번 스토브리그는 FA(자유계약선수)의 역대 최대 이적과 사상 최대 거액 스카우트가 소용돌이쳤고 효용가치가 있는 선수들의 2차 드래프트, FA에 따른 보상선수의 이동으로 각 팀간의 전력변화가 커졌습니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의 보유 숫자 한도가 팀당 2명에서 3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세명 중 한명은 반드시 타자를 선발해야 한다는 새 규정으로 전력의 커다란 도움을 주는 외국인 선수 제도가 확대돼 구단마다 비상이 걸렸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실상 사라진 외국인 선수 계약금과 연봉액 상한규정 폐지가 추진되고 있어 구단의 투자 경쟁이 과열화되고 있습니다.
전력보강의 변화 바람이 커진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성공 여부가 팀의 장래, 내년 판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 틀림없습니다.
롯데는 FA와 2차 드래프트에서 비교적 알찬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대호와 홍성흔이 빠져 커진 거포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과거 이대호와 룸메이트였고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최고 거포로 성장한 최준석(30)을 두산에서 데려와 기대가 큽니다.
내부 FA 선수인 강민호, 강영식을 모두 잡았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심수창(넥센 투수), 이여상(한화 내야수)을 데려와 전력 보강에 도움이 됐습니다.
외국인 선수는 올 시즌 13승씩, 26승을 합작한 쉐인 유먼(34)과 크리스 옥스프링(36)의 재계약에 성공한 후 좌타자인 베네수엘라 출신의 루이스 히메네스(32)를 영입했습니다.
히메네스는 192㎝, 127㎏의 우수한 신체 조건을 갖춘 타자로 뛰어난 힘과 장타력을 함깨 갖췄다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삼진 대비 볼넷 비율이 높아 한국에서 잘 적응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01년 마이너리그로 시작한 히메네스는 데뷔 12년 만인 지난해 시애틀 매리너스의 선수로 빅리그를 처음 경험했으나 7경기만 뛰었고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154 홈런 656 타점이며 일본 니혼햄(2009년), 베네수엘라 리그 등을 거쳤습니다.
이 같은 전력보강으로 내년엔 올해보다 나은 성적이 기대되는 롯데이지만 실제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기존 전력과 군 입대와 부상에서 돌아오는 선수들의 활약 여부가 관건입니다.
경찰청에서 투수 장원준과 포수 장성우가 복귀합니다.
강속구의 최대성도 뼛조각수술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준비를 갖추었습니다.
기존 선수 중에서는 마무리 전문 정대현(35)이 예전의 기량을 보여주면 롯데는 4강 이상이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FA로 잔류한 포수 강민호(28)가 타격감을 찾는 게 문제입니다.
강민호는 올해 105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3푼5리, 75 안타, 11 홈런, 57타점을 기록했는데 2005년부터 팀의 주전으로 뛰면서 가장 좋지 않은 공격력이었습니다.
한편 SK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빠져 나간 멤버는 많은데 들어온 멤버는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우선 FA시장에서 팀의 주장이자 부동의 2루수였던 정근우가 나갔습니다.
2차 드래프트에서는 김주원 이영욱 허준혁 김준 최윤석이 각기 다른 팀에 지명돼 팀을 떠났습니다.
군에 입대할 선수로는 정영일 문승원이 상무 유니폼을 입고 경찰청으로는 임치영이 입소합니다.
대신 들어올 멤버는 병역 의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고효준(30)과 김연훈(29)입니다. 선수는 은퇴 후 복귀한 베테랑 투수 신윤호, 2차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신현철, 이정담, 김대유, 그리고 신인 선수들 정도입니다.
SK에서 뛸 외국인 선수는 올해 30경기에 등판해 14승6패 평규자책점 2.98의 준수한 기록을 세운 크리스 세든이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8천만엔(8억1천만원)에 계약을 맺고 떠나 아쉬웠으나 새로 영입할 선수들의 경력은 화려합니다.
조조 레이예스(올해 8승13패, 자책점 4.84)는 잔류했고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뛴 우완투수 로스 울프와 타자 루크 스캇으로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했습니다.
스캇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 템파베이 레이스에서 9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4푼1리 9홈런 40타점을 기록했습니다.
스캇은 올해 빅리그에서 100경기 가까이 출전하며 9홈런을 때린 타자로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889경기 타율 2할5푼8리 135홈런 436타점입니다.
 
SK는 "스캇은 선구안과 장타력을 겸비하고 있다. 2011년을 제외하고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매년 90경기 이상 출전할 만큼 풍부한 경험이 장점"이라며 "국내에서 활동한 외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각각 통산 세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대형 타자"라고 전했습니다.
우완인 울프는 지난 2007년 플로리다에서 빅리그에 데뷔, 3시즌 동안 MLB 47경기에 나서 1승4패 평균자책점 5.45를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텍사스에서 주로 불펜 요원으로 나서 1승3패 평균자책점 4.15를 올렸고 마지막 네 달 동안은 텍사스의 25인 로스터에 포함됐으며 선발로 3경기에 등판했습니다.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478경기(선발 18경기)에서 50승35패 평균자책점 3.56으로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0마일(144.8km) 가량이고 체인지업의 위력이 수준급이며 투심과 싱커 등 변화구도 괜찮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SK는 괜찮은 외국인 선수를 확보했지만 롯데와 마찬가지로 국내파 선수들의 활약 여부가 성적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병두, 엄정욱, 이승호 등 장기 재활 선수들이 최근 괌에서 재활 캠프를 꾸렸지만 복귀 시점은 미지수입니다.
기존 선수 중에는 타선에서 올해 기복이 심했던 김상현과 박재상이 주축선수로서 재기를 해야 하고 마운드에선 올해 12경기 등판에 무승3패1세이브, 자책점 7.97로 부진했던 채병용(31)이 다시 돌아와야 합니다.
최근 ‘가을 야구’에 경험이 많았던 롯데와 SK의 부활에는 한국야구 적응력 문제가 항상 따르는 외국인 선수보다 국내파 기존 선수들의 재기가 꼭 필요합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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