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그대'는 소재 유사성? 가요 장르에 이어 '표절시비'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3.12.23 09: 15

지난 한해 가요계가 스윙, 힙합 등의 장르의 곡을 두고 표절시비가 일어나 '장르적 유사성'이 화두로 떠오른 데 이어 드라마는 같은 소재를 두고 어떻게 활용하느냐를 두고 '소재적 유사성' 시비가 일어나고 있다.
시청률 고공 행진 중인 SBS '별에서 온 그대'가 만화 '설희'와 표절 시비에 휘말렸는데, 여기서 핵심은 광해군 UFO라는 같은 소재를 '얼마나 다르게' 풀어냈느냐가 될 전망. 흔한 클리셰가 얼마나 중복되는 게 표절인지 여부, 표절까진 아니더라도 앞서 같은 소재의 작품이 있다면 어디까지 피해가는 게 맞는 건지, 작가를 둘러싼 여러 이슈를 두고 논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소재 중복, 피하는 게 작가의 자존심

우선 '별에서 온 그대'를 표절로까지 볼 수 없다는 입장은 광해군 UFO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소재였던 데다, 외계인, 불로코드, 전생의 인연 등은 흔한 클리셰라는 지적 때문이다. 굳이 '설희'를 참고하지 않았더라도 탄생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것. 이에 대해 강 작가는 "8개 이상의 클리셰들이 한번에 모여있기는 쉽지 않다"며 재차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는 지난 22일 "'설희'를 본 적이 없다"고 밝힌 '별에서 온 그대'의 박지은 작가의 공식입장에 대해 자신의 블로그에 반박 입장을 밝히며 "▲광해군 사건에 착안해 400년간 살아온 사람을 소재로 활용한 건 내가 처음이다 ▲설정이 겹치는 것에 유의하는 게 작가의 자존심이다 ▲우연이라 하더라도 비슷한 건 비슷한 거다 ▲비슷한 소재를 다룬 작품 중 8개 가량의 클리셰가 겹치는 작품은 이 두 작품이다"라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광해군 UFO 사건에 대해 검색을 했다면, 연재 중인 '설희'를 접하지 않았겠냐고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그는 또 두 작품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영화 '맨 프롬 어스'의 시놉시스를 가져와, 이 중 몇가지 클리셰가 겹치냐고 묻기도 했다. '별에서 온 그대'와 '설희'가 보다 더 많이 겹친다는 것. 그는 "요새는 소재들이 다 어디선가 본 것들"이라고 전제하면서 "하지만 같은 역사적 사건 인용, 불로, 외계인(치료), 피(타액)으로 인한 변화, 환생, 같은 얼굴의 전생 인연 찾기, 전생의 인연의 직업이 톱스타, 이런 클리셰가 한번에 몰려있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강작가는 "자료 검색을 안한 건, 혹 못했더라도 우선은 박지은 작가의 실수다. 이 설정은 내가 가장 먼저 썼다는 게 현재로선 기정사실이다. 모르고 썼다고 사과할 사람은 박지은 작가다. '안봤다'고 해서 '아 그런가보다'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입장에 변화 없음을 확실히 했다.
# 소재 같다고 다 표절?
이에 앞서 박지은 작가는 '설희'를 본 적도, 참고한 적도 없다고 확실히 해둔 상황. 그는 자신도 별개로 광해군 UFO 사건을 접했으며, 시놉시스도 일찍 완성해뒀다며 '설희'와 관계 없음을 명확히 했다.  
그는 지난 22일 "'설희'라는 작품이 있다는 것도 이번 사건이 언론을 통해 제기되면서 처음 알았다"면서 "예능 작가 출신인 나는 2002년부터 2003년 사이에 방송된 SBS '깜짝스토리랜드'라는 프로그램에서 역사 속 놀랄만한 이야기들을 묶어서 내보내는 '역사 속으로’라는 코너를 집필, 그 과정에서 광해군일기 속 1609년의 이 사건을 만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후 하지 못한 그 아이템이 10여 년 동안 마음 속에 계속 남아 있었고, 앞으로 드라마를 쓰게 된다면 ‘조선시대 당시 목격된 것이 우주선이었고, 그 우주선에서 온 외계인이 현재까지 살아오게 된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해서 대략의 시놉시스 노트도 만들어뒀다. 모티브로 삼은 작품이 있다면 오히려 '슈퍼맨'일 것"이라고 밝혔다.
제작사도 이 표절시비가 소재로 인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HB엔터테인먼트는 "이번 논란은 ‘광해군 일기’에 기록된 역사적 사건을 두 작품 모두 모티브로 삼았기 때문에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우연히도 두 작가님이 같은 씨앗을 심었지만 다른 땅에서 다른 방식으로 그 나무를 키워왔기에 그 두 나무는 확연히 다르다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외계인’ ‘톱스타’ ‘불로불사’ 란 단어만을 들으면 두 작품이 유사하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기준대로라면 ‘악독한 계모’, ‘죽음 직전에 부활’, ‘친어머니의 죽음’을 근거로 ‘백설공주’가 ‘심청전’을 표절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라고 소재의 유사성과 표절 시비는 별개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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