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시즌이 끝난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추위가 몰려와 어느덧 전국이 영하권으로 접어들었다. 매서운 추위 만큼이나 K리그 구단들의 자금 사정도 쌀쌀해서인지 예년과 다르게 이렇다 할 이적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활발해야 할 자유계약(FA) 신분을 취득한 선수들의 이적도 꽁꽁 얼어 붙을 것으로 보인다.
K리그 규정 제 2장(선수) 제 16조(FA선수 자격 취득) ⑥항은 "2005년부터 입단한 선수 중 만 32세 이하 선수는 보상금제도를 적용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FA라는 신분과 다르게 적지 않은 이적료가 책정된 기존의 규정을 개정해서 보다 자유로운 이적을 위해 만들어진 조항이다. 보상금 규모는 이적 직전연도 기본급연액의 100%로, 최대 3억 원이다.
보다 자유로운 이적을 위해서는 좋아진 규정이다. 정확히 따지면 대형 선수들에게 유리한 조건이다. 대형 선수들은 계약기간이 만료됐음에도 이적료가 매우 커 쉽게 이적이 성사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제는 3억 원이면 이적이 이루어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유명하지 않은 선수들은 나아질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몇몇 경우에는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됐다.

K리그 규정 제 2장(선수) 제 16조(FA선수 자격 취득) ⑥항이 적용되는 이적은 클래식(1부리그)->클래식, 챌린지(2부리그)->챌린지, 챌린지->클래식 등의 이동이다. 클래식->챌린지의 경우 "보상금은 미지급한다"고 K리그는 정해놓았다. 그 중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챌린지->챌린지로의 이적이다. 클래식 구단들도 지갑을 닫고 있는 상황에서 챌린지 구단들은 지갑을 열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챌린지 구단들은 FA선수를 잡지 않게 됐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선수는 이미 클래식으로 이적을 시킨 상황에서 챌린지에서 계약 기간이 만료된 선수들에게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이번 시즌 20경기 이상을 뛴 주전 선수라도 챌린지 구단에게는 '이적시킬 수 없는 선수' 혹은 '연봉이 부담되는 선수'가 됐다. 연봉이 대부분 1억 원 이하이지만, 그보다 더 적게 드는 신인 선수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원소속 구단으로부터 재계약 거절 통보를 받은 선수는 팀을 옮겨야만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앞서 말했다시피 클래식으로 이적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구단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계약 만료가 되기 전에 성사시켰을 것이다. 보다 많은 이적료를 받기 위해서 말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챌린지에서 알아봐야 하지만, 다른 챌린지 구단들도 원소속 구단과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 물론 영입 의사가 있는 팀도 있다. 하지만 1억 원 안팎으로 책정되는 보상금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다수의 챌린지 FA선수들은 FA신분에도 전혀 자유로운(free) 신분이 아니게 됐다. 이 선수들이 보상금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해외 이적을 타진해야 한다. 그러나 일본과 중국 등에서는 챌린지 FA선수가 아닌 국가대표급 선수만을 원하고 있다. 아마추어 팀으로 이적하면 보상금을 피할 수 있지만 3년이 지나기 전 K리그로 돌아올 경우 보상금을 내야만 한다. 결국 챌린지 FA선수들은 갈 곳을 잃고 떠돌아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한 축구 관계자는 "FA들의 자유로운 이적을 보장하기 위해 만든 제도가 비주류에게는 악법이 됐다"며 "계약 해지를 통해 보상금이 발생하지 않게 만들려고 해도 구단에서 거부를 하면 방법이 없다"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위와 같은 FA선수가 발생한 한 챌린지의 구단 관계자도 "선수들의 사정도 안타깝다"면서도 "하지만 규정이 그렇다. 챌린지 구단들의 사정이 클래식 구단들 만큼 좋은 것은 아니다. 구단도 선수 만큼이나 사정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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