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환 감독, 후배감독들에게 일갈 “발전 없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12.23 12: 11

시민구단 성남의 초대감독으로 선임된 박종환(75) 감독이 후배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성남은 23일 오전 성남시청에서 박종환 초대감독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그를 공식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이 자리에는 이재명 성남시장 등 주요 인사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취임사에서 박종환 감독은 “일화천마 때 초대감독을 맡았던 팀이라 애착을 가지고 오게 됐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축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박종환 감독은 한국축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8~90년대 국가대표팀을 맡았던 그는 강인한 투지와 정신력, 몸싸움을 중요시하는 한국축구의 근간을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시각각 진화하는 현대축구에는 더 이상 맞지 않는 ‘구식축구’를 구사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축구는 다 똑같다. 야구는 말로 하지만 축구는 발로 하는 것이다. 다만 내용은 다 다르다. 내가 오랜만에 나와서 구식축구를 한다고 하는데 전술은 예전과 크게 변함이 없다”고 일축했다. 박종환 감독은 지난 2006년까지 대구FC를 맡고 7년 동안 지도자 공백이 있다. 그 때 박 감독은 K리그를 보고 연구했다고 한다. 
박종환 감독은 “프로축구 출범 30년이 됐다. 선수들 수준은 굉장히 많이 올라가 있다. 그런데 지도자들이 너무 젊은 분들이 나와서 경험부족으로 좋은 선수들을 제대로 키우지 못한다. 프로축구답지 못한 팀이 많아 경기가 매끄럽지 않다. 후배지도자들에게 모범이 되고, 선배답게 솔선수범하겠다”면서 후배감독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일선 프로축구 지도자들도 박종환 감독에게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쓴다. 그만큼 세대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감독들이 현역시절 박종환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사이다. 박 감독은 후배 중 눈여겨 본 감독이 있냐는 질문에 “황선홍은 현역시절에도 차분하고 성실하게 잘했다. 감독이 된 후에도 그렇게 선수들을 가르치니 올해 우승을 달성한 것”이라며 황선홍 포항 감독을 인정했다.
과연 7년 만에 돌아온 ‘레전드’ 박종환 감독은 어떤 축구를 보여줄까. 그는 “전원이 뛸 수 있는 ‘벌떼축구’를 하겠다. 공격적인 올라운드 축구를 하겠다. 중위권이었던 멤버로 우승하지 말란 법 있나”면서 다음 시즌 K리그에 파란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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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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