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도 친구도, 사랑할수록 필요한 것은 결국 대화였다.
지난 23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에서는 결국엔 대화가 부족해 고민인 주인공들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은 지난주에 이어 사랑특집 2탄으로 꾸며졌다. 지난주가 성인들을 위한 19금 특집이었다면 이날은 가족에 대한 사연이 주를 이었다.

가장 먼저 고민을 털어놓은 주인공은 철없는 엄마 때문인 주인공이었다. 철없는 엄마가 고민이라는 이 주인공은 "엄마가 우리 집에만 오면 반찬들을 싹 가져가신다. 냉장고를 뒤져서라도 가져가신다"라고 말했다. 이는 대부분의 친정 엄마들이 시집간 딸에게 음식을 해주는 것과는 다른 경우.
또한 주인공은 "첫 아이를 낳을 때 엄마가 늦게 왔는데 술을 먹고 왔더라. 그리고는 산모들이 쉬는 곳에서 잠을 잤다"라면서 "둘째 아이를 낳을 때에는 아예 연락 두절이었다. 때문에 시어머니가 대신 산후조리를 해주셨다. 나중에 나타난 엄마는 시어머니가 끓여주신 미역국에 밥을 말아먹고 가시더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손주랑 놀아주는 것도 단 2분? 정도 놀아주고 충분하다고 말한다. 손주 돌잔치에는 만취 상태로 나타났다"라고 폭로해 MC들을 놀라게 했다.
이에 철없는 엄마는 "미역국은 양이 많아서 먹었던 것이고 내가 또 미역국을 좋아한다"라면서 "술을 많이 마셨다고 생각 안했는데"라고 말을 흐려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딸이 어릴 때 딸이 아빠와 있으면서 나와는 헤어져있었다. 딸이 이렇게 생각하는지 몰랐는데 듣고 보니 무심했던 것 같다"라고 애정 표현에 서툰 이유를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이후 두 모녀는 서로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던 중 눈물을 흘리며 앞으로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애정 표현을 잘 할 것임을 약속해 보는 이들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결혼 후 180도 변한 남편 때문에 고민이라는 아내의 사연 역시 가족 간의 대화 부재로 일어난 고민이었다. 주인공은 "남편은 결혼 전에 자신의 몸 보다 내 몸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겠다고 하더니 결혼 후 내가 양수가 터져서 출산에 임박해 있을때 고기뷔페를 가더라"고 말해 모두를 당황케 했다.
또 "자느라 남편 닭가슴살을 챙겨주질 못했다. 내가 당시 임신한 상태였는데 냉동 상태의 닭가슴살을 나한테 던지더라. 맞지는 않았는데 그 때 정말 서운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를 들은 남편은 "출근길에 소식을 들어서 밥때를 놓쳤다. 그래서 갔는데 배가 고프더라. 첫 출산이고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릴 줄 알고 뷔페에 갔던 것이다"라고 해명, 이후 "아내도 결혼 이후 변했다. 나는 아내의 여성적인 면을 좋아했다. 내가 화를 내면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런데 지금은 싸움닭이다"라고 항변했다.
그러자 아내는 "남편이 변한 것은 나에 대한 원망 때문인 것 같다. 원래 남편은 미국으로 이민 갈 계획을 세웠었는데 나를 만나면서 잘 안됐다. 그 이후로 나한테 '너를 만난 이후로 되는 일이 없다'고 말한 적도 있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하지만 남편은 "원망은 한 적 없다. 내가 아내를 만나면서 아내가 정말 좋아 공부를 소홀해서 그렇게 된 것이다. 다 내 탓이지 아내를 원망한 적 없다"고 말했고 아내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지 몰랐다"라며 또 한번 눈물을 보였다.
결국 이들의 문제는 대화 부족이었다. 모녀는 떨어져 있었던 기간 속에서 생긴 어색함 때문에 대화를 많이 하지 않았고 부부는 부족한 대화 탓에 서로에 대한 오해를 하고 있었다.
사랑할수록 더 필요한 것은 대화다. 사랑 속에서 생긴 오해는 더 큰 상처를 남길 수 있고 오해를 풀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하니까 참는다'라는 말은 상대방을 더 멀어지게 만드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이제부터라도 참지 말고 사랑하는 사람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눠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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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