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 데뷔’ 장재석, 1순위 자존심 되찾을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12.24 08: 07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한 오리온스 성공의 열쇠는 단연 장재석(22)의 부활이다.
고양 오리온스와 부산 KT는 지난 18일 4대4 초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그 결과 전태풍, 김승원, 랜스 골번, 김종범이 KT로 갔고, 장재석, 앤서니 리처드슨, 임종일, 김도수가 오리온스 유니폼을 입었다. 김도수의 금지약물복용 적발이라는 돌발변수가 발생했지만 양 구단이 다시 합의를 하면서 23일 저녁 KBL의 최종승인을 얻었다.
특급가드 전태풍을 내준 오리온스가 노린 핵심선수는 앤서니 리처드슨과 장재석이다. 평균 17.7점을 넣으며 득점 4위에 올라 있는 리처드슨은 당장 1옵션 역할을 수행해줄 수 있다. 김도수는 반도핑위원회가 열려 징계가 확정될 경우 당장 투입할 수 없는 자원이다. 임종일 역시 부상으로 제대로 프로에서 뛴 적이 없는 선수라 검증이 필요하다.

문제는 장재석이다. 오리온스는 올 시즌 기량이 급성장한 김승원을 내주는 막대한 출혈을 감수했다. 강력한 몸싸움과 리바운드 능력을 갖춘 김승원은 KT에서도 촉망받는 선수가 될 전망. 전창진 감독은 김승원에 대해 “내가 딱 원하는 스타일의 선수”라며 장재석을 내준 아쉬움을 벌써 잊는 모양새다. 장재석은 최소한 김승원이 보여줬던 수비력에 공격력까지 폭발시켜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이번 트레이드는 명백히 오리온스가 손해 보는 장사가 된다.
장재석은 2012년 10월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데뷔했다. 그는 데뷔시즌 평균 5.3점, 3.1리바운드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대학리그를 갓 마치고 프로에 올라와 체력부담이 심한 탓도 있었다. 하지만 2년 차인 올 시즌 3.6점, 2.9리바운드로 기록이 떨어졌다. 송영진 등 선배들에 밀려 출전시간도 적었다. 오프시즌 준비를 많이 했기에 더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다.
장재석은 23일 루키올스타 멤버로 대학올스타와 경기를 가졌다. 14점, 8리바운드, 덩크슛 네 방을 기록하며 오랜만에 공격능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골밑에서 너무 상대선수 눈치를 보다 자신 있게 올라가지 못하는 버릇은 여전했다. 프로농구에서 장재석만큼 신체조건이 좋은 선수도 드물다. 그의 부진은 심리적인 요인이 더 커 보인다.
장재석은 24일 안양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오리온스 데뷔전을 치를 전망이다. 프로는 실력으로 말하는 무대다. 그는 자신의 가치를 믿고 영입을 결정한 추일승 감독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과연 장재석은 ‘1순위’ 출신의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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