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서 “‘권차밍’ 상우오빠 덕에 즐겁게 촬영했죠” [인터뷰]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12.24 09: 39

배우 오연서(26)는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메디컬탑팀’에서 톡톡 튀는 비타민 같은 존재였다. 상큼하고 발랄한 최아진으로 권력의 소용돌이로 휘몰아치는 광혜대학교 병원에서 한줄기 희망 같은 존재였다. 그는 권력 다툼에서 비켜나, 사랑을 지키고 의사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는 흥행에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배우 오연서에 대한 호감도는 더욱 높아졌다. 지난 해 KBS 2TV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 이어 MBC 일일드라마 ‘오자룡이 간다’, 그리고 ‘메디컬탑팀’까지 주로 밝은 연기만 했던 탓에 그의 긍정적인 매력은 한껏 올라갔다.
“밝은 캐릭터를 계속하는 이유는 없어요. 다만 제가 잘할 수 있는 역할인 것 같아요. 이번에 아진은 보이시한 인물이었는데, 감독님이 에너지 넘치게 표현하고자 하셔서 그렇게 연기했어요. 원래 긴 머리였는데 짧게 잘라 아진다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죠.”

오연서는 숏커트로 변신했다. 여배우가 긴 머리에서 짧은 머리로 변신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 하지만 그는 과감했다.
“감독님이 굳이 자르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제가 자르고 싶었어요. 기분 좋게 잘랐죠. 막상 자르고 나니 아쉽긴 했지만요.(웃음) 이제 다시 기르려니깐 막막한 것은 있네요.”
아진은 레지던트 과정을 밟고 있는 의사. 덕분에 하얀 의사 가운 외에는 의상에 특별히 신경 쓸 일이 없었다. 여배우로서 예쁘게 보이기 위해 화려한 의상을 탐낼 만 했지만 털털한 성격의 오연서는 오히려 의사 가운이 좋았단다.
 
“옷을 많이 갈아입지 않아서 정말 편했어요.(웃음) 신발만 갈아신으면 되니깐 예쁜 옷 때문에 조심할 필요도 없고요. 덕분에 살이 좀 찌긴 했어요. 아진은 건강한 매력을 가진 인물이니깐 초반에는 살을 찌웠는데, 화면을 보니 너무 통통한 같아서 다시 뺐어요. 1부부터 20부까지 쭉 살펴보면 다른 사람 같아요.(웃음)”
오연서는 극중에서 박태신 역을 맡은 권상우와 연인 호흡을 맞췄다. 초반에는 짝사랑을 하다가 중반 이후 달달한 연인 연기를 하며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상우 오빠가 정말 성격이 좋거든요. 상대 배우에게 잘해주고, 매너가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장난기도 많아서 제가 멜로 파괴자라고 별명을 붙여줬어요. 멜로 연기를 하려면 진지해야 하는데 촬영장에서 장난을 치니깐 감정이 깨지더라고요.(웃음) 그래도 덕분에 촬영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오빠가 ‘메디컬탑팀’ 촬영장에서 권차밍이라고 불려요. 그만큼 상대방을 배려하고 매력이 넘치는 사람이라 생긴 별명이죠. 오빠 덕분에 정말 신나게 촬영을 했어요.”
사실 오연서는 두 남자의 사랑을 받았다. 김상우 역의 샤이니 민호의 열렬한 구애를 받으며 시청자들의 질투를 유발했다. 샤이니 민호와 권상우라는 멋진 두 남자의 사랑을 독차지 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처음에는 민호하고 연결 될지, 아님 상우 오빠와 될지 몰랐죠. 민호는 정말 예의 바르고 착해요. 덕분에 재밌게 찍었죠. ‘메디컬탑팀’ 출연 배우 중에 여자 배우까지 포함해 제일 예쁠 걸요?(웃음) 카메라 감독님이 농담으로 저와 민호가 함께 있으면 ‘레이디 퍼스트’라고 하면서 민호를 먼저 찍어요. 그만큼 잘생겼다는 뜻이죠. 드라마에서 막내인데 성격도 싹싹하니 사랑을 받죠. 저도 민호한테 ‘왕자님 왔어?’라고 농담을 했어요. 민호가 정말 얼굴이 작아요. 그래서 본의 아니게 얼굴 굴욕을 당했어요. 저 얼굴 그렇게 큰 편이 아닌데...(웃음)”
배우들의 노력과 달리 드라마는 낮은 시청률과 지루한 전개로 아쉬움을 샀다. 의학드라마로서 첫 흥행 실패작이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드라마는 잘 되지 않았지만 실망하진 않아요. 워낙 좋은 선후배님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거든요. 배우는 점이 정말 많았어요. 촬영이 끝났는데 아직도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단체 채팅도 하고, 수다도 많이 떨어요.”
 
어느 드라마든 촬영은 빡빡하다. 게다가 정교한 수술 장면이 들어가는 의학드라마는 더욱 그렇다. 덕분에 촬영은 고됐다. 하지만 털털한 성격의 오연서는 그마저도 행복하게 보냈다.
“다른 배우들과 웃고 떠들면서 행복하게 지냈어요. 전 사실 아무데서나 잘 자거든요. 병원이 배경이니깐 잘 수 있는 침대가 많은 거예요. 병원 세트장은 잠 자기 좋아요.(웃음) 촬영을 하지 않을 때마다 잘 잤죠. 눕기만 하면 바로 자는 스타일이에요.”
오연서는 올해 초 배우 이장우와의 열애설이 불거진 후 입장 표명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지며 마음 고생을 했다. 소속사를 통해 열애설을 부인했지만, 열애를 인정하는 듯한 분위기로 비쳐지며 논란이 발생했다. 결국 출연 중인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 4’의 진정성 논란까지 번졌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장우와의 열애설의 진위여부를 말해달라는 부탁에 상당히 난감해 했다. 
“너무 오래된 일이라서 다시 이야기를 하는 게 조심스러워요. 제가 열애설을 언급하는 것은 상대 배우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요. 열애설 이후 힘이 들었지만 약이 됐어요. 제 자신을 성숙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어요. 누구라도 그랬겠지만 좋은 사람들이 옆에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요. 잘 해쳐나간 후 앞으로 많은 것들을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도 했어요.”
오연서는 열애설 이후 성숙해졌다. 상당히 힘든 기간을 지냈을 것이라는 게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았다.
“앞으로 힘든 일이 생겨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울하지 않고 잘 해쳐나갈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 때 힘들었던 일이 원동력이 됐고요. 힘든 일을 극복하면 좋은 일도 온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오연서는 ‘넝쿨째 굴러온 당신’ 출연 전까지 무명에 가까웠다. 20대 초반에 연기를 하지 못하고 쉬었던 기간이 있기에 그는 쉬지 않고 작품을 하고 싶다고 꿈을 드러냈다.
 
“일하는 게 정말 행복해요. 소속사에도 일을 계속 하고 싶다고 말을 하죠. 아직까지 해보지 않은 역할이 많아서요. 더 많이 연기하고 싶고, 이런 저런 역할을 다하고 싶어요. 그러면서 제 색깔도 찾고 싶고요. 많은 선배님들처럼 이름을 들었을 때 색깔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대중이 생각했을 때 연기도 잘하고, 여자 배우로서 멋있는 여자가 되고 싶어요.”
아직 20대 중반의 오연서는 결혼은 너무 먼 이야기 같단다. 최근 한 드라마에 출연했던 양정아 결혼식도 다녀왔지만, 결혼하고 싶다든가의 부러움은 없다고 미소를 지었다.
“아직 제가 철이 덜 들었나봐요. 결혼은 먼 이야기 같아요. 32살이나 33살쯤 하지 않을까요. 아직은 일에만 집중하고 싶어요.”
오는 25일은 연인들이 길거리에 쏟아져 나오는 크리스마스다. 오연서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까지 언론 인터뷰를 진행한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보낼 생각이다.
“크리스마스에 약속이 없어요. 약속 없다고 말하는 게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는데 진짜 없네요.(웃음) 아마 내년에도 약속이 없지 않을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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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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