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일일 드라마 ‘빛나는 로맨스’가 자극적인 전개 없이 산뜻한 분위기 속에 첫 방송을 마쳤다. 하지만 일일 드라마의 특성상 극이 진행될수록 다소 개연성 없는 전개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첫 방송된 ‘빛나는 로맨스’는 학부모 위장 이혼으로 어처구니없게 이혼을 당한 여주인공 빛나(이진 분)와 그 가족들이 온갖 역경을 극복하고 꿈과 사랑을 이루는 인생 역전 로맨스 드라마다. 첫 방송은 빛나와 그의 인생을 한방에 뒤집어놓은 남편 변태식(윤희석 분)의 결혼 과정을 압축적으로 전달하는 한편, 주변 인물들의 개성 강한 성격을 전달했다.
일단 첫 방송만 봤을 때는 이 드라마는 전형적인 가족 드라마. 빛나와 태식의 결혼생활과 이후 억울하게 이혼을 당한 빛나와 새로운 연인 강하준(박윤재 분)의 알콩달콩하면서도 험난한 사랑이 드라마의 가장 큰 이야기다. 드라마는 이혼의 아픔을 가진 한 여성이 새로운 남성을 만나 사랑을 찾으며 행복한 일상을 누리는 전형적인 가족 드라마의 성격을 띤다. 때문에 첫 방송만 보면, 굉장히 청정 드라마의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불안한 요소는 있다.

1회 방송 말미에 공개된 예고에는 하준의 어머니인 이태리(견미리 분)가 빛나의 아버지(이계인 분)를 교통사고로 죽게 만드는 듯한 이야기가 그려지며 하준과 빛나의 향후 고달픈 사랑을 예상하게 했다. 분위기는 굉장히 밝지만,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갈등 요소는 충분히 자극적으로 그려질 가능성이 높은 것. 특히 이 드라마의 집필을 맡은 서현주 작가가 시청률은 높았지만 막장 드라마 타이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분홍 립스틱’, ‘천사의 선택’ 등을 만든 작가라는 점이 불길한 기운을 풍긴다.
그래도 한가지 다행이라는 점은 이 드라마의 전작이 ‘오로라공주’였다는 것. 이미 임성한 작가의 기괴한 전개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에게 ‘빛나는 로맨스’의 내재돼 있는 막장 요소는 더 이상 독특하거나 혀를 끌끌 찰만하게 여겨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최소한 이 드라마는 향후 전개가 두려울 정도로 막장의 끝을 달리지 않을 것은 아닌가. 제 아무리 자극적인 전개라고 해도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산다면 막장 드라마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여러 통속 드라마들이 보여준 바 있다.
첫 방송의 산뜻한 분위기만 보면 ‘빛나는 로맨스’는 재밌는 청정 드라마의 가능성도 높은 상황. 이진, 박윤재, 조안, 윤희석 등 젊은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와 이휘향, 이미숙, 견미리 등 중견 배우들의 탄탄한 뒷받침은 드라마의 재미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어 앞으로의 순항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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