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피어스, ‘헤인즈 같은’ 고의파울로 즉각 퇴장조치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12.24 14: 06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애런 헤인즈(32, SK)와 비슷한 고의적인 파울이 나왔다. 그런데 NBA의 대처법은 KBL과 사뭇 달랐다.
브루클린 네츠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홈구장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동부 1위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맞아 2013-2014 NBA 정규시즌을 치렀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뉴욕시민들이 2만석 가까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3쿼터 4분 22초를 남기고 사건이 터졌다. 돌발적으로 공을 가로챈 인디애나의 조지 힐은 곧바로 1인 속공에 나섰다. 이 때 폴 피어스가 뒤따랐다. 피어스는 레이업슛을 시도하는 힐의 목을 팔로 가격하면서 그대로 걸고 넘어뜨렸다. 프로레슬링에서 나오는 ‘크로스라인’ 기술을 직접 선보인 셈. 코트에 나뒹군 힐은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누가 봐도 고의적인 파울이 명백했다.

3명의 심판들은 피어스가 파울을 범하는 장면을 육안으로 목격했다. 하지만 3심이 모여 징계수위를 다시 한 번 합의했다. 더욱 신중을 기하기 위해 비디오판독을 행했다. NBA에서 악의적인 파울을 한 선수에게 주는 ‘플레이그런트 파울(flagrant foul)’이 선언되려면 비디오판독을 거쳐 확실한 판정을 하도록 규정되어 있기 때문. 결국 리플레이를 본 심판들은 즉각 폴 피어스에게 ‘플레이그런트2’ 파울을 적용해 퇴장을 명령했다. 인디애나는 자유투 2구와 공격권을 얻었다.
1998년 데뷔한 폴 피어스는 NBA의 대표적인 슈퍼스타다. 하지만 아무리 스타라도 규칙적용에 예외는 없었다. 피어스는 1999년 3월 9일 데뷔시즌 이후 1,124경기 만에 처음으로 무득점 경기를 하는 수모를 당하게 됐다. 브루클린은 86-103으로 대패를 당했다. 그나마 피어스는 슛을 막으려는 명확한 의도가 있었다. 공과 상관없이 무방비상태인 김민구를 가격한 헤인즈에 비해서는 죄질(?)이 훨씬 가벼웠다.
 
NBA는 플레이그런트 파울 상황 외에도 플레이 외적으로 선수들간의 충돌이 발생했을 때, 파울콜이 선언됐지만 어떤 선수가 파울을 당했는지 확실하지 않은 경우 등 다양한 경우 3심 합의하에 비디오판독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심판도 인간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기술의 진보를 활용해 최대한 정확한 판정을 하겠다는 의지다.
KBL은 똑같은 상황에서 비디오판독을 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 수 억 원을 들여 판독장비를 도입해놓고 정작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부족한 실정이다. KBL에 NBA규정을 적용했다면 비디오판독을 거쳐 헤인즈를 즉각 퇴장시킬 수 있었다.
KBL관계자는 비디오판독 규정변화에 대해 “필요성은 알고 있지만, 올 시즌은 이대로 갈 수밖에 없다. 올 시즌이 끝나고 규정변화를 건의하겠다”고 대답했다. KBL은 지난 시즌 SK와 모비스의 챔프 2차전 종료직전에도 리플레이에 정확하게 잡힌 터치아웃 오심을 놓치는 치명적 오심을 범했다. 올 시즌 비슷한 사태가 또 나오지 말란 보장이 없다.  
jasonseo34@osen.co.kr
NBA 리그패스 중계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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