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젊은 1번타자’ 정수빈, “팬 믿음 확실히 얻겠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12.25 07: 08

“(이)종욱 선배가 워낙 뛰어난 활약을 펼쳤으니까요. 제가 이종욱 선배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겠냐는 의견들이 많고 팬 분들께서 절 못 믿으시는 것 같아요. 그 믿음 확실히 얻고 싶습니다”.
부동의 톱타자가 프리에이전트(FA) 이적을 통해 팀을 떠났다. 반대로 이는 후배에게 커다란 기회가 된다. 지난 5년 간 1군에서 귀중한 경험을 쌓은 젊은 외야수는 이제 더욱 뜨거운 마음으로 6년차 시즌을 기다린다. 두산 베어스의 젊은 1번 타자 ‘잠실 아이돌’ 정수빈(23)은 2014년이 생애 최고의 한 해가 되길 기다리고 있다.
수원 유신고를 졸업하고 2009년 2차 5라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정수빈은 지명순위가 밀렸을 뿐 2008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 우승 주역 중 한 명이었다. 고교 시절 투타를 겸업하던 정수빈은 프로 입단 후 외야수로 출발했고 첫 해부터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외야수 중 한 명으로 자리잡았다. 곱상한 외모로 누나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물론 빠른 발과 멋진 수비를 펼치며 팬 몰이에 성공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의 표현대로 아직은 '으린 션슈(어린 선수)'이지만 1군 경험만큼은 또래 외야수를 압도한다. 그의 5시즌 1군 통산 성적은 515경기 2할7푼2리 7홈런 135타점 104도루. 올 시즌에는 주전 우익수 자리를 선배 민병헌에게 내줬으나 그래도 1군 필수 요원으로 나서며 125경기 2할7푼6리 2홈런 29타점 23도루로 활약했다. 이 공헌도를 인정받아 정수빈은 1억3700만원에 연봉계약을 마쳤다. 그동안 어린 나이에도 잘 뛰어왔고 또 앞으로 더 잘 뛰어줘야 한다는 팀의 기대가 담긴 금액이다.
2014년은 정수빈의 말처럼 커다란 기회다. 팀의 상징이던 1번 타자 이종욱이 FA 자격을 얻어 NC로 이적했기 때문. 이종욱의 자리를 대체할 선수는 바로 정수빈이다.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 범위를 자랑하는 데다 기습 번트로도 손쉽게 안타를 만들어내며 상대 배터리를 흔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정수빈은 새로운 두산의 리드오프다. 비시즌 동안은 개인 훈련은 물론 구단의 봉사활동 시 최대한 참여해 프로 선수로서 미덕에 충실했던 정수빈이다.
 
“마무리 훈련을 다녀온 뒤 개인 훈련에 열중하고 있어요. 구단에서 하는 봉사 활동은 되도록 많이 하려고도 하고. 재미있어요.(웃음) 일단 지금은 몸을 만들어 놓는데 집중하고 있고 스프링캠프 때 기술적인 부분을 확실히 보완할 계획입니다”.
FA 세 명의 선수(이종욱, 손시헌-NC, 최준석-롯데) 이적 시 팬들이 가장 염려한 부분은 바로 이종욱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다. 후보는 정수빈으로 거의 단일화된 상황이었으나 정수빈의 경우는 아직 떨어지는 변화구 대처 능력을 보완해야 한다는 야구계의 평이 많다. 선수 본인은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많은 연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주전으로 나선다는 점에서 마음가짐부터 예년에 비해 달라졌고요. 악착같이 야구에 집중하고 달려들어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특화하고자 합니다. 신임 송일수 감독께서 기본기와 수비를 중시하는 분으로 알고 있어요. 번트가 필요할 때는 기습적인 번트도 제대로 해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종욱이 부상으로 결장했을 때를 제외하고 정수빈은 그동안 코너 외야수로 자주 출장했다. 그런데 수비 범위와 다이빙캐치 면에서는 이미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을 보여주는 정수빈이다. ‘오히려 중견수가 더 어울릴 수도 있겠다’라는 말을 건네자 정수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저도 중견수가 제게 잘 맞는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제 야구를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어요. 허슬플레이. 빠른 발로 넓은 수비 범위를 보여드리고 공격에 있어서는 자주 출루해서 많은 도루를 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하고 싶습니다. 2011시즌을 제외하고는 제가 풀타임 주전으로 뛴 적은 없었으니 부상 없이 꾸준하게 뛰는 것을 가장 중시하고 있습니다. 종욱이형의 자리를 메운다는 데 대한 부담이 없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해야 할 역할이니까요. 제 야구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초년병 시절 정수빈에게 다음 시즌 목표를 물어보면 구체화된 기록이 답으로 나왔다. 대체로 타율, 타점, 도루에 대한 답이 나왔는데 그는 매해 세 가지 중 두 가지는 반드시 이뤄냈다. 이제는 주전 중견수이자 1번 타자로 나서야 하는 상황. 정수빈은 “기록보다 부상 없이 풀타임으로 출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말을 이어갔다.
“팬들의 믿음을 확실하게 얻고 싶어요. 종욱이형의 이적 후 제가 과연 그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에 대한 불신의 시각이 많았으니까요. 종욱이형의 공백을 확실하게 메워 두산을 응원하는 모든 팬들에게 믿음을 확실히 심어드리고 싶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저는 대주자, 대수비 등 활용도가 높잖아요”. 20대 젊은 외야수의 시선은 더욱 높은 곳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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