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보상’, 이재우의 값진 억대 연봉 복귀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12.25 06: 12

순수 중간계투 연봉 2억 시대를 열었던 투수. 두 번의 팔꿈치 수술과 3년 간의 재활로 2억 연봉은 반 이상 뚝뚝 깎여나갔다. 다음 시즌을 향해 아프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한국시리즈 호투까지 펼쳤다. 어느덧 투수진 맏형이 된 이재우(33, 두산 베어스)가 2년 만에 다시 받게 된 억대 연봉은 그 의미가 크다.
두산은 지난 24일 이재우와 연봉 1억2500만원에 계약을 맺으면서 FA, 신인,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기존 재계약 대상자 53명과의 연봉 계약을 마무리했다. 9개 구단 중 가장 먼저 연봉 협상을 마친 두산은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한결 여유있게 선수단의 틀을 짤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게 되었다.  주전급 선수들과 전훈 출국 직전까지 줄다리기를 하던 예년 두산의 행보와는 확연히 다르다.
마지막으로 도장을 찍은 이재우는 2012년 연봉 1억1000만원 이후 2년 만에 억대 연봉자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2009년 이후 계속 깎여나가던 연봉이 5년 만에 증액으로 돌아선 셈. 그 과정까지 이재우는 고난의 시간을 겪었다. 2000년 훈련 보조 및 기록원으로 두산을 노크한 이재우는 2005년 28홀드로 홀드왕 타이틀을 따냈고 2008년 계투 11승으로 팀의 중간 계투진을 지켰다. 공익근무 2년의 공백을 무색하게 했던 이재우는 2009년 연봉 2억원을 받았다.

이는 순수 중간계투로서 사실상 첫 2억 연봉이다. 2009년 선발-계투를 오가며 54경기 5승2패12홀드 평균자책점 3.88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던 이재우였으나 팀은 순위 하락을 이유로 들어 1000만원 삭감 통보했다. 울며 겨자먹기로 삭감 통보를 받아들인 이재우의 시련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그동안의 연투로 인해 팔꿈치 통증이 이전부터 이재우를 괴롭게 했고 결국 이듬해 탈이 났다.
팔꿈치 통증 완화에 힘쓰며 2010시즌 4선발로 시작했던 이재우는 두 번째 경기 만에 부상으로 인해 강판하고 그해 8월 미국 LA에서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수술대에 올라 시즌을 접은 이재우는 곧바로 4000만원 삭감 통보를 받았고 2011시즌 재수술과 재활로 단 한 경기도 출장하지 못하면서 또다시 4000만원을 삭감 당했다. 팀을 위해 뛰다 끊어진 인대 재접합과 연이은 연봉 삭감에 이재우는 한때 실의에 빠지기도 했다.
“두 번째 수술을 앞두고는 ‘끝인가’ 하는 생각도 많이 했었다. 그런데 재활을 도와주신 의사, 트레이너 분들께서 많이 다잡아 주셨고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말 그대로 야구를 그만둘 뻔한 위기였는데 가족들이 많이 힘들어하던 와중에서 많은 힘을 주었다”.
올 시즌 이재우는 전반기서 한 차례 팔꿈치 통증을 겪기도 했으나 후반기 후위 선발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닝 수가 아쉬웠으나 투구 내용은 크게 나쁘지 않았고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서는 5이닝 무실점투로 팀의 시리즈 3승 째를 이끌었다. 팀이 우승에 실패하며 이재우의 수훈이 가려졌으나 충분히 의미있는 한 해였다. 4년 연속 깎여나가던 연봉을 다시 끌어올린 이재우. 이제는 팀 투수진 맏형이자 선발 후보로서 전력투구에 힘을 쏟아야 한다.
“아프지 않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올해 후반기 그 기쁨을 느꼈다면 내년은 내가 갖고 있는 실력과 회복된 구위를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다. 수술 이전 150km 이상의 공은 어렵겠지만 평균적으로 140km대 중반의 직구를 꾸준히 던질 수 있는 선발투수가 되고 싶다”. 3년 간의 고난을 어느 정도 보상 받은 이재우는 제2의 전성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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