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내티 레즈에서 추신수와 한솥밥을 먹었던 FA 투수 브론슨 아로요(36)의 거취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메리칸리그 팀으로 이적이 유력하게 예상돼 '천적' 추신수(31)와 피할 수 없는 승부가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아로요의 거취를 놓고 가장 유력한 팀으로 뉴욕 양키스를 꼽았다. 제이코비 엘스버리, 브라이언 매캔, 카를로스 벨트란 등을 영입한 양키스는 여전히 투수력 보강이 절실하다. 일본인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의 포스팅이 좌절될 경우 아로요에게 더욱 적극적인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나카와 관계없이 단기간 성적을 위해서라면 양키스는 베테랑 영입도 마다하지 않을 분위기다.
ESPN은 양키스 외에도 미네소타 트윈스, LA 에인절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아로요 영입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에서 애리조나를 제외하면 모두 아메리칸리그 팀으로 추신수의 새로운 소속팀이 된 텍사스 레인저스와 맞대결이 불가피하다.

아로요는 내년이면 37세가 되는 베테랑이지만 꾸준함의 대명사로 FA 시장에서 '투수 3인방' 어빈 산타나, 맷 가르자, 우발도 히메네스 못지않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00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데뷔한 그는 보스턴 레드삭스를 거쳐 신시내티에서 14시즌 통산 391경기 138승127패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 중이다.
특히 2005년부터 2013년까지 9년 연속 32경기-199이닝 이상 던지며 큰 부상없이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두 자릿수 승수도 최근 10년 동안 8시즌이나 되는데 나머지 2시즌도 9승씩 올렸다. 올해도 32경기 202이닝을 던지며 14승12패 평균자책점 3.79로 수준급 활약을 펼쳤다. 단기계약을 원하는 팀에서 아로요에 대한 수요가 높고,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분위기다.
아로요의 거취는 추신수와 미묘한 관계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추신수는 아로요를 상대로 통산 15차례 맞대결에서 14타수 8안타 타율 5할7푼1리로 초강세를 보였다. 안타 8개 중 4개가 홈런, 3개가 2루타로 장타가 대부분이었다. 추신수가 신시내티로 트레이드되자 아로요는 "평균자책점 0.5는 낮아질 것"이라고 반색하며 스프링캠프에서 그를 만나자마자 포옹을 하기도 했다.
동지에서 다시 적이 된 추신수이기에 아로요로서는 부담이 크지 않을 수 없다. 만약 같은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에인절스로 간다면 아로요에게 추신수 공포는 극대화 될 수 있다. 아메리칸리그 팀으로 이적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아로요와 추신수와 재대결이 이뤄질지 궁금하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