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세시봉’, 전설의 클래스는 영원하다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3.12.25 08: 04

품격과 친근함이 공존하는 세시봉 네 멤버들의 무대는 아름다웠다. 이들의 무대는 같은 세대의 시청자들에게는 향수와 그리움을 젊은 세대 시청자들에게는 품격있는 음악의 묘미를 전하기에 충분했다. 
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김세환은 지난 24일 오후 방송된 MBC 성탄특집 '메리크리스마스 세시봉'(이하 '세시봉')에서 지난 23일에 이어 2년 10개월 만에 ‘세시봉’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MBC 무대에 섰다.
이들이 ‘세시봉’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은 이제는 종영한 예능프로그램 ‘놀러와’에서였다. 1960-70년대 세시봉이라는 음악 감상실에서 연주를 하며 낭만을 키웠던 당대의 포크가수인 네 사람은 당시 방송에 출연해 노래와 사연이 담긴 무대로 큰 호응을 얻었고,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아름다운 이들의 노래가 무엇보다 주목을 받았었다.

이날 선보인 세시봉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무대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조영남은 맨 처음 무대 위에 나와 크리스마스 캐롤 '오 홀리 나이트(Oh Holy Night)'를 부르며 시작을 알렸고, 이어 송창식-윤형주의 트윈폴리오가 무대에 올라 '그 어리신 주 예수', '오 작은 베들레헴' 등을, 이어 등장한 막내 김세환이 '겨울 아이'를 부르며 따뜻한 크리스마스의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당대의 하이틴 스타였던 윤형주와 송창식은 서로 다른 보컬의 색깔과 과거 팬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윤형주는 "내 팬은 다 이쁘고 송창식은 남자 팬이 많았다"라고 말했고, 송창식은 "아쉬우셨겠다"는 MC 김현주의 말에 "그래서 우리가 남녀 통틀어 인기가 있었다"라고 정리하는 '쿨'한 모습으로 자유로운 캐릭터를 드러냈다.
무엇보다 평소에는 볼 수 없는 이색적인 무대들이 줄을 이었다. 트로트에 처음 도전해 본다는 네 사람은 특유의 섬세한 화음을 뽐내며 '닐니리 맘보','나그네 설움', '고향이 좋아' 등을 불러 색다른 재미를 줬고, 특별 출연한 까마득한 후배 효린과는 '실버벨(Silverbell)'을 합창하며 세대를 아우르는 멋진 무대를 선보였다.
세시봉 특유의 낭만적인 사랑 노래도 빠지지 않았다. 윤형주와 송창식의 트윈폴리오는 ‘웨딩케이크’를 송창식은 기타리스트 함춘호와 함께 '담배가게 아가씨', '사랑이야' 등의 대표 사랑 노래들을 불러 객석에 앉아있는 관객들의 감성을 촉촉이 적셨다. 특히 카메라로 비치는 관객들의 모습은 이들의 노래에 푹 빠져있는 듯해 눈길을 끌었다.
맏형인 조영남은 종잡을 수 없는 돌발 행동으로 객석의 웃음을 유발하는 데 일조했다. 유쾌한 성격의 그는 MC 김현주의 미모를 칭찬하며 "크리스마스에 이렇게 예쁜 여자와 있는 게 처음이다. 내 생애 최고의 선물이다", "우리끼리 얘기하자 저기가서"라고 끝없이 애정을 드러내 코믹한 캐릭터로 웃음을 줬다.
뿐만 아니라 조영남은 토크 순서가 돌아왔을 때는 "그 다음 순서를 까먹었다"라고 엉뚱한 모습을 보였고, 게스트로 초대된 그룹 씨스타 효린으로부터 팔이 달린 베개를 선물받은 후에는 "내 선물이 가장 저렴한 것 같다. 나 삐쳤다"라고 뾰로통해진 모습을 보여 중년 관객들의 배꼽을 잡게 했다.
전설적인 네 가수들의 클래스는 전 세대가 공감하고 들을 수 있을 만큼 친근하면서도 과거에 대한 낭만과 향수가 가득 담겨있어 감동을 줬다. 여느 때보다 크리스마스 특집에 어울렸던, 감동과 낭만이 있던 이날의 무대는 안방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전하는 데 일조했다.
eujenej@osen.co.kr
'세시봉'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