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송강호와 국밥, 그리고 X-마스의 기적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12.25 10: 57

극장가에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일어났다. 역대 한국영화 중 최고의 크리스마스 이브 스코어가 나왔다.
영화 '변호인'(양우석 감독)이 그 주인공. 이 영화는 크리스마스 이브 하루 동안 44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한국영화 중 최고의 크리스마스 이브 흥행 스코어를 냈다. 기존 기록은 '마이웨이'(2011년 12월 24일/33만 106명)가 보유하고 있었다.
더욱이 '마이웨이'가 토요일 주말에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33만을 기록한 것에 반해, '변호인'은 평일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불구하고 44만명 이상을 기록하며 흥행 신기록 달성의 쾌거를 이뤘다.

앞서 개봉 첫날 23만여명, 개봉 3일만에 100만 관객, 그리고 정식 개봉 5일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 영화 흥행의 힘은 송강호와 국밥, 그리고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변호인'은 1981년 부산을 배경으로 '속물' 변호사가 시국에 눈뜨고 인권변호사가 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과 부산에서 일어난 '부림사건'을 모티프로 했다.
극 중 돈 없고, 빽 없고, 가방끈도 짧은 세무 변호사 송우석으로 분한 송강호는 최고의 연기를 펼쳐냈다는 평이다. 이미 국민 배우 타이틀을 지니고 있지만 몇 년간 다소 시들해보이기도 했던 그는 보는 이의 마음을 저절로 뜨겁게 달구는 진심어린 연기를 해냈다. 그는 올해 '설국열차'와 '관상', 그리고 '변호인'까지 3연타를 치며 무려 2000만여명의 관객을 극장가로 불여들었다. 올해 극장 전체 관객의 10% 정도의 지분은 송강호에게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송우석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다섯 번의 공판과 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는 '국밥' 한 그릇의 정서로 보는 이의 마음을 방망이질 한다.
영화의 모티프가 된 '부림사건'은 1981년 9월 전두환 신군부 정권 초기에 발생한 부산의 학림사건을 줄여 칭하는 말. 이 사건은 사회과학 모임에 참여한 학생, 교사, 회사원 22명을 불법 체보해 불법으로 감금하고 고문한 사건으로, 신군부가 조작한 공안 사건이다.
'변호인'은 송강호가 말한 것처럼 헌정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프지만 잊어서는 안 되는 우리의 근대사를 돌아보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런 강렬한 실화 바탕에 영화의 완성도가 힘을 실어줬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실제 관객들만 남길 수 있는 사이트에서 관객 평점이 높다.
이런 가슴 뜨거운 이야기가 크리스마스와 만났다. 가장 추우면서도 반대로 가장 따뜻한 시즌. '변호인'은 이런 크리스마스의 대목과 만나 예상된, 혹은 예상보다 큰 흥행을 만들어내고 있다. 송강호는 '올해의 배우'가 됐고, 배급사 NEW는 다시금 영화에 대한 감각을 입증했다. 평점테러와 루머로 떠도는 예매 환불 취소 등은 크리스마스 기적에 묻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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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스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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