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웃음, 다저스 강력불펜 구축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2.26 06: 42

기대했던 타선 보강은 이뤄지지 않은 채 오프시즌이 흘러가고 있지만 불펜은 확실히 든든해졌다. LA 다저스의 불펜이 호화 진용을 갖춰가고 있는 가운데 류현진(26)도 그 덕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이론적으로는 올해 이상의 승수도 기대할 만하다. 단순한 뒷문 강화 이상의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25일(이하 한국시간) 클리블랜드에서 두 차례나 올스타로 선정됐던 마무리 크리스 페레즈(28) 영입을 발표했다. 올해 성적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지만 페레즈는 이미 검증된 마무리로 손꼽힌다. 2011년에는 36세이브, 2012년에는 39세이브를 따내는 등 통산 132세이브를 기록 중인 선수다.
이미 브라이언 윌슨, J.P 하웰과의 재계약에도 골인한 다저스로서 페레즈의 영입은 화룡점정으로 여겨지고 있다. 올해 부진했던 브랜든 리그를 제외하더라도 전담 마무리 경력이 있는 3명의 선수(윌슨, 페레즈, 잰슨)을 동시 보유하게 된 다저스는 적어도 이름값과 연봉 측면에서는 MLB 최고의 불펜진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다저스는 올해 3.25의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해 애틀랜타(3.18)에 이어 리그 2위에 올랐다. 다만 편차가 있었다. 선발과 불펜으로 나눠보면 선발은 3.13으로 독보적인 리그 전체 1위였던 것에 반해 불펜은 3.49로 리그 13위에 그쳤다. 불펜진의 이닝당출루허용률(WHIP)는 1.29로 리그 15위였다. 전반적으로 평균 정도의 불펜이었던 셈인데 선발진과 대비돼 그 위용은 더 초라해보이는 면이 있었다. 특정 선수들에 대한 집중도도 심했다.
그러나 페레즈의 영입으로 1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또 하나의 선수를 얻은 다저스다. 팀을 떠난 로날드 벨리사리오가 시즌 초부터 불안한 모습으로 부진했음을 감안하면 꽤 큰 효과로 볼 수 있다. 이론적으로 선발이 6이닝을 막으면 그 후로는 페레즈-윌슨-잰슨으로 이어지는 쓰리펀치를 투입할 수 있다는 것이 된다. 세 선수는 좌우를 가리지 않고 1이닝을 막을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선수들이다. 연투 능력도 있다. 여기에 왼손 스페셜리스트로는 하웰과 파코 로드리게스가 대기한다.
류현진에 가져다 줄 효과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물론 야구를 하다보면 불펜의 도움을 받을 때도,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류현진도 마찬가지였다. 스스로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누차 강조했었다. 하지만 불펜이 선발투수의 승리를 지켜주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페레즈의 영입, 그리고 내년에는 시즌 시작부터 승리를 지켜줄 수 있는 윌슨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밖에 없다.
심리적인 안정 부분도 있다. < LA타임즈>의 딜런 에르난데스 기자는 “페레즈가 6회 투입되는 선수가 될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상황에 따라 조기 등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7회는 좌우 조합으로 막아낸 뒤 8회 윌슨-9회 잰슨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다. 시력 교정을 끝냈으며 연봉 계약에 대한 동기부여로 뭉쳐있는 페레즈가 팀의 기대만큼 활약한다면 선발투수들도 좀 더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다.
다저스는 올해 6회를 막아줄 만한 선수가 그다지 많지 않았다. 특히 우완의 경우는 윌슨 이전까지 확실한 승리조가 마땅치 않다는 단점이 있었다. 벨리사리오의 부진이 뼈아팠던 이유였다. 그러나 페레즈가 이 몫을 한다면 선발투수들도 좋지 않은 컨디션의 경기에서 ‘5회’를 바라보고 던질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자연히 좀 더 전력투구가 가능해지고 투구수 관리의 셈법도 편해질 수 있다.
타선이 걱정되지만 맷 켐프를 비롯한 부상병들의 건강한 복귀가 이뤄진다면 다저스 타선은 분명 약한 것이 아니다. 적어도 올해보다는 더 나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 한편 불펜이 강하다는 것은 벤치의 작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짜내는 야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래나 저래나 불펜 보강은 류현진을 비롯한 선발투수들, 그리고 팀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남은 것은 류현진이 올해 이상의 적응력과 구위를 보여주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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