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대학교엔 저런 강사가 없다. 우월한 외모와 몸매, 딱 떨어지는 슈트 맵시, 거기에 완벽한 강의 실력, 하지만 표정을 읽을 수 없는 묘한 카리스마.. 저런 강사가 '세상에' 어디 있나. 정말 외계인이 맞구나.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 속 도민준(김수현 분)은 본 적 없는 대학강사의 모습이다. 극중 '나이 미상' 외계인 도민준은 강의를 듣고 있는 학생들보다도 동안으로 보이는 외모를 자랑한다. 또 완벽한 수트 자태는 여학생들의 탄성을 자아낼 만하다. 최신 유행 백팩을 메고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도민준의 비주얼은 그야말로 '판타지'나 다름없다.
그뿐인가. 그 반듯한 외모에 수려한 입담까지, 도강(盜講)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저런 강사, 저런 교수님이 나의 대학에도 있었다면 무조건 개근하고 A+ 학점을 따냈을 것만 같다.

도민준 역을 연기하는 김수현은 이 완벽한 캐릭터에 최적화된 듯 미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특유의 오묘한 마스크과 슬림하면서도 탄탄한 몸매가 첫째요, 속내를 알 수 없는 무표정의 연기가 둘째다. 그렇게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강사'가 되어 시청자들의 눈을 호강시키고 있는 것.
더욱이 조선시대와 현재가 교차되는 설정상 갓을 쓰고 도포를 입은 자태도 자주 등장하는데, 이 역시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미소가 나는 그림이다. 김수현은 지난해 '해를 품은 달'을 통해 사극에도 잘 어울리는 배우로 평가받았다. 갓을 쓰건 도포를 걸치건 또 곤룡포를 입건 뭐든지 자기 옷처럼 소화해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작품에서도 조선시대와 현재를 오가며 의상과 비주얼의 다양한 변화를 보여주는데 어떤 어색함도 없이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일부 젊은 배우들이 사극 의상이나 분장을 했을 때 보는 이들로 하여금 영 거슬리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것과 비교하면 카멜레온이라 부를 만하다.
사실 허우대만 멀쩡하다고 해서 캐릭터를 살릴 수는 없다. 비주얼이 기본이라면 연기력 역시 받쳐줘야 완벽히 그 캐릭터가 체화됐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김수현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다양한 매력과 연기력을 뿜어내고 있다. '별그대'가 14년 만에 안방으로 돌아온 톱스타 전지현(천송이 역)과 '내조의 여왕' 박지은 작가의 쫄깃한 대본 등 다양한 관전 포인트를 갖고 있다고 해도 김수현의 '믿고 보는' 비주얼과 연기야말로 1순위다.
issu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