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예비역' 임현준, "나도 희관이형처럼 되고 싶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12.26 13: 22

'조용히 발톱을 키우는 사자'라고 표현하면 적절할 것 같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임현준(25)이 예비역 돌풍을 일으키기 위한 담금질에 한창이다.
대구고와 경성대를 거쳐 지난 2011년 삼성에 입단한 임현준은 첫해 29경기에 등판, 2승 2홀드 평균자책점 3.12를 거뒀다. 대학 최고의 좌완 투수로 명성을 떨쳤던 그는 직구 최고 140km 안팎에 불과하나 다양한 변화구, 안정된 컨트롤 그리고 신인답지 않게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을 발휘하며 코칭스태프로부터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임현준은 1년간 프로 무대를 경험한 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병역 의무를 수행했다. 그래서 일까.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 나선 그는 "일찌감치 병역 의무를 해결해 정말 좋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4월 왼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임현준은 재활 과정을 모두 마쳤다.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훈련 때 불펜 피칭 70개까지 소화했다. 상무에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으로 복귀하고 싶었던 마음이 굴뚝 같았으나 뜻하지 않은 팔꿈치 수술로 인해 올 시즌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건 아쉬운 부분.
그러면서 그는 "지금껏 1년간 공을 내려 놓은 적이 없었는데 수술 이후 열심히 몸을 만든 덕분에 확실히 좋아졌다.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훈련 때 던져보니 확연히 달랐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수술 전보다 구속도 향상됐다. 재활 과정을 밟으며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긍정의 힘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는 요미우리 자이언츠 투수 스기우치 도시야(33)의 투구 영상을 지켜보면서 밸런스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꼈단다. 때로는 모니터 앞세 서서 투구 자세를 따라하기도.
일찌감치 병역 의무를 마친 만큼 마음은 홀가분하다. 그만큼 내년 시즌에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이 강하다. 임현준은 "프로 첫해 제대로 공을 던진 기억이 없다. 최근 들어 첫해 투구 영상을 봤는데 '내가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위축된 모습이었다"며 "이후로는 첫해 투구 영상을 보지 않는다. 전혀 도움될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입대 전보다 경쟁 선수들이 늘어난 것 같다. 하지만 경쟁 선수를 의식하기보다 내가 해야 할 부분에 최선을 다하고 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상무 시절 유희관(두산)과 룸메이트를 이뤘던 임현준은 유희관의 올 시즌 활약을 지켜보면서 미소가 절로 나왔단다. 그는 "희관이형이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 나도 한 몫 했다. 그동안 방졸로서 빨래도 많이 해줬다"고 껄껄 웃었다.
"희관이형이 잘 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분이 남달랐다. 잘 하리라 믿었는데 이 만큼 할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다. 한편으로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들의 대화 주제는 오로지 야구 뿐. 비슷한 유형의 투수이기에 의견을 주고 받으며 실력을 키웠다. 그리고 야구에 대한 대화 뿐만 아니라 하루도 빠짐없이 2시간씩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화했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기대하는 바도 크다. 임현준에게 올 시즌 목표를 묻자 "현재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괌 캠프에 가서 열심히 몸을 만들고 싶다. 전훈 명단에 포함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꼭 가고 싶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이라고 가고 싶다"고 대답했다.
wha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