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들의 망가짐이 즐겁다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3.12.26 11: 33

화려한 틀을 깨고 좀 더 털털하고 친근해진 여배우들의 변신이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청순한 첫사랑의 아이콘이 질겅질겅 껌을 씹으며 독한 말을 내뱉는가 하면, 국민 여신은 남다른 백치미로 웃음을 준다. 또 도도할 것만 같았던 여배우는 실감나는 '먹방(먹는 방송)'으로 시청자들의 식욕을 자극하기도 한다. 망가져서 더 예쁜 그녀들, 배우 이연희와 전지현, 그리고 이수경에 대한 이야기다.
이연희는 MBC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극본 서숙향, 연출 권석장)에서 오지영 역을 맡아 데뷔 후 연기적인 면에서 가장 많은 칭찬을 듣고 있다. 망가지는 연기는 물론 눈물 연기와 섬세한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깊이 있는 연기 모두 훌륭하게 소화하며 배우로서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중. 
이연희는 동네 모든 남학생들을 설레게 만드는 청순한 미모를 자랑하면서도, 고급스럽지 못한 생각과 행동, 말투로 반전 매력을 드러냈다. 특히 방송 첫 회부터 술에 취해 화장이 다 번진 모습을 공개하고, 질겅질겅 껌을 씹으면서 거친 말을 내뱉는 캐릭터를 능청스럽게 소화하며 그동안 이연희가 가지고 있던 청초한 이미지를 완전히 깨버렸다. SBS 드라마 '파라다이스 목장' 등 몇몇 작품에서 이미지를 깨고 변신을 시도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한 상황. 하지만 '미스코리아'에서 이연희는 망가짐도 불사하는 능청스럽고, 한층 더 안정된 연기로 오지영을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어 더 아름다워 보인다.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극본 박지은, 연출 장태유)에서 열연 중인 전지현 역시 '허당'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고 있다. 극중 전지현은 안하무인에 백치미를 겸비한 톱스타 천송이 역을 맡아 열연 중. 과거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보여줬던 톡톡 튀고 발랄한 모습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이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점은 문익점의 목화씨를 모카라떼의 모카로 오해하고, 갈릭 피자에서 마늘 냄새가 난다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약간 모자란(?) 천송이 캐릭터를 실감나게 그려내는 것이다. 여신 같은 외모에 도도하고 화려할 것 같은 비주얼을 가지고 있지만 입만 열면 신비감을 뚝뚝 떨어트리는 백치미와 빈틈이 캐릭터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고, 전지현은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등 망가지는 연기를 서슴없이 소화하며 웃음을 주고 있다.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극본 임수미, 연출 박준화)의 이수경은 실감나는 먹방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극중 이수경은 결혼 6개월 만에 초고속으로 이혼한 후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기 시작한 1인가구 3년차 여성. 강아지 바라와 함께 동거 중으로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 투자가 주로 먹는 것이라는 게 함정.
제목에서 보여주듯 이수경은 이 작품에서 다양한 먹방을 보여준다. 해물찜부터 떡볶이까지 음식 앞에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캐릭터를 실감나게 소화, 전작인 MBC 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에서 보여줬던 도시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를 완벽하게 지워냈다. 두 손에 묻은 해물찜 양념을 야무지게 쪽쪽 빨아먹는가 하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만취해 주사를 부리는 모습 또한 내숭 없이 연기하고 있다. 털털하고 친숙한 모습으로 코믹연기까지 몸 사리지 않고 소화하며 여배우로서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seon@osen.co.kr
SBS, MBC, tvN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