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맨', 신년맞이 코믹·감동 종합선물세트 탄생이요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3.12.26 18: 04

코믹할 땐 제대로 코믹하게, 감동을 줄 땐 제대로 감동을 주는 신년맞이 종합선물세트가 탄생했다.
26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인 영화 '플랜맨'은 독특한 소재, 배우 정재영-한지민 콤비의 열연에서 오는 코믹함과 각 캐릭터에 얽힌 사연들이 주는 감동 등을 선사하며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플랜맨'은 1분 1초까지 알람에 맞춰 살아온 남자가 계획에 없던 짝사랑 때문에 생애 최초로 무계획적인 라이프에 도전하는 내용을 다룬 작품. 예측불가능하고 무질서하며 세균 투성이인 이 세상에서 정석(정재영 분)은 모든 일에 알람을 맞추고 계획대로 사는 평화로운 삶을 추구한다. 그러던 중 자신과 똑 닮은 여자(차예련 분)와 운명적인 짝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정석의 계획적인 면이 싫다며 고백을 거절, 의사는 충격에 빠진 정석에게 변화를 권유한다.

짝사랑을 포기할 수 없는 정석은 평생 처음으로 '무계획적인 삶'을 결심하고 짝사랑하는 여자와 절친한 후배 소정(한지민 분)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자유분방하고 즉흥적인 소정은 하루 만에 정석의 인생을 뒤집어 놓는다. 급기야 출근 8년 7개월 26일 만에 처음으로 지각까지 한다. 알람 없는 그의 인생은 순식간에 꼬여 가지만 웬일인지 정석의 주변인들은 환호성을 보내고 심지어 소정은 정석에게 상상도 못한 밴드 활동 제안을 한다.
이처럼 단 1초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는 '플랜맨' 한정석이 난생 처음으로 겪는 '무계획적인' 모습은 보는 이들의 웃음을 유발하기 충분하다. 처음으로 만진 고양이를 안고, 심지어 고양이가 자신의 옷에 싼 오줌 때문에 기절을 하는 정석의 모습과 알람시계가 없어 직장에 지각, 그런데도 오히려 동료들의 환호성과 축하 인사를 받는 이 아이러니한 모습들은 보는 이들을 폭소케 하는 것.
한정석을 연기한 정재영의 사실적인 연기도 '플랜맨'의 웃음 포인트 중 하나다. 누군가 자신을 포옹하자 질겁하며 곧바로 세탁소로 달려가는 그의 모습은 얼마 전 개봉했던 영화 '열한시'의 우석도,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의 불굴의 형사 최형구도 없다. 그저 결벽증에 시달리는 한 남자의 모습 뿐이다.
 
그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한지민의 연기도 인상적. 플랜맨의 계획적인 인생에 끼어드는 무계획적인 여자 소정을 연기한 한지민은 막무가내로 플랜맨에게 다가가 그의 인생을 마구잡이로 엉켜놓는 다소 즉흥적이면서도 귀여운 소정을 제대로 표현해냈다. 덤으로 술에 취해 소리 지르며 애교를 부리는 모습은 많은 남성 팬들의 마음을 사르르 녹일 명장면 중의 명장면.
뿐만 아니라 극 중 소정의 직업이 밴드 보컬로 나오면서 등장하는 여러 노래들은 코믹한 가사를 담고 있어 또 다른 웃음을 안긴다. 제목처럼 강렬한 '개나 줘버려'를 시작으로 '전자렌지 돌려줄게 30초'라는 가사의 '삼각김밥' 등의 노래는 영화를 즐길 수 있는 다른 재미다.
여기에 어찌보면 코미디 영화의 공식이라 할 수 있는 '선 웃음 후 감동' 코드도 확실하다. 플랜맨이 왜 플랜맨이 될 수 밖에 없었는가 하는 과거 회상 장면은 잔잔한 감동을 안긴다.
한편 유하 감독의 '비열한 거리'에서 조감독으로 참여한 후 단편 '삽질, 텍사스'로 신상옥 영화제 집행위원장상을, '복서즈 다이아몬드'로 모베 국제 단편 영화제 출품, '즐거운 유학생'으로 서울 국제 초단편 영화제 본상을 수상한 성시흡 감독의 장편 데뷔작 '플랜맨'은 내년 1월 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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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맨'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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