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13 프로야구] ‘강호’ KIA SK의 동반 몰락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12.27 06: 36

한국시리즈 최다 우승팀과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21세기 강호가 모두 추락했다.
2013년 한국프로야구 최대이변은 KIA와 SK의 몰락이었다. 나란히 4강 후보로 평가받았지만, 두 팀 모두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KIA는 최근 스토브리그마다 중심에 있었다. 기본적으로 2009년 우승 멤버가 건재한데다가 최정상급 FA 선수들을 영입하고 두 번이나 우승을 이끈 감독을 데려왔다. 작년 이맘때 KIA는 그야말로 정상에 가장 가까운 팀이었다. KIA 선동렬 감독 또한 미디어데이부터 우승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SK는 저력이 있었다. 2011시즌 후반부터 팀 전체가 홍역에 시달렸어도 6년 동안 한국시리즈 단골손님이었다. 문학구장은 가을야구의 메카가 됐고, SK 또한 신흥명문 구단 자리를 굳건히 했다.
그러나 2013시즌 KIA와 SK는 절벽을 탔다.
최강 전력 KIA는 시즌 중반까지 순항했다. 마무리투수 앤서니가 불안하긴 했어도 탄탄한 야수진이 공수 모두에서 그라운드를 누볐다. 5월초 SK로부터 송은범을 트레이드로 영입했을 때만해도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단 것 같았다. 그런데 트레이드 후 오히려 팀 전체가 침몰했다. 주축 타자들은 집단 슬럼프에 빠졌고 송은범도 부진했다. 부상 악몽까지 찾아왔다.
5월 한 때 1위였던 순위가 하나씩 내려갔다. 후반기에는 김주찬 김원섭 이용규 김선빈 최희섭 김상훈이 모두 이탈했다. 어느덧 KIA에는 1군 선수보다 2군 선수가 더 많아졌다. 결국 KIA는 8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감했다. 최하위는 아니지만, 신생팀 NC보다 못한 성적으로 그야말로 용두사미 같은 시즌을 보냈다.
SK는 시작부터 불안했다. 3연패로 페넌트레이스를 시작하더니 5월 21일 이후 5할 승률을 회복하기까지 3달이 걸렸다. 외국인투수 2명 모두 수준급 활약을 했음에도 기존 선수들의 기량과 끈끈함이 예전 같지 않았다. 백인식 한동민 이명기 등 이번에도 새얼굴은 나타났으나 이들 만으로 4강에 도전하기엔 무리였다.
반등 기회도 있었다. 8월부터 무섭게 치고 올라가며 한 때 5할 승률 -7까지 떨어졌던 승률을 5할 이상으로 돌려놓았다. 김강민과 박정권이 본 모습을 찾았고 마운드도 높아졌다. 5할 승률 +5를 찍고 4위권을 위협하며 기적을 눈앞에 뒀었다. 하지만 SK는 끌어내려야하는 팀들을 잡지 못하고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두산에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데 이어 넥센과의 2연전도 모두 내줬다.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NC전까지 패하며 62승 63패 3무, 2006년 이후 처음으로 루징 시즌을 보냈다.
2014년에도 두 팀의 전망은 밝지 않다. 팀의 얼굴이나 마찬가지였던 이용규 정근우 모두 FA 자격을 얻고 한화로 이적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윤석민까지 태평양을 건넌다면, KIA는 21세기 최고 투수와 타자를 잃게 된다. SK 또한 매년 FA 잔혹사를 겪고 있고 많은 선수들의 기량이 정점에서 내려가는 중이다.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선수 3명이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쳐준다면, 충분히 판을 뒤엎을 수 있다. KIA는 불안했던 마무리투수 자리에 미국 무대서 100세이브 이상을 올린 어센시오를 투입하고 수준급 타자 브렛 필을 중심타선에 배치한다. 아직 선발투수 한 자리를 확정짓지 않았으나 그동안 KIA의 외국인 스카우트 결과를 돌아보면, 에이스급 투수를 영입을 기대할만 하다.
SK는 비록 세든과 재계약하지 못했으나 일찍이 외국인선수 계약을 마무리했다. 레이예스를 잔류시키고 울프로 세든의 공백을 메우려한다. 무엇보다 외국인 타자 중 역대 최고의 커리어를 지닌 루크 스캇을 뽑았다. 스캇이 리그 최고 3루수 최정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경우, 1년 만에 왕조 부활도 가능하다.
KIA 선동렬 감독과 SK 이만수 감독 모두 2014시즌이 계약 마지막해라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현역 시절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했던 투수와 타자가 감독 생활 최대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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