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는 조용한 오프시즌을 보내고 있는 LA 다저스가 사실상 오프시즌의 문을 닫는 분위기다. 현지 언론의 평가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 중복투자가 불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집안단속’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LA 다저스가 막강한 ‘머니파워’를 등에 업고 또 한 번 오프시즌의 큰 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현재까지 맞아 떨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번 오프시즌에서 큰 계약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선발 투수 댄 하렌, 불펜 투수 크리스 페레즈, 쿠바 출신 내야수 알렉산더 게레로의 영입 정도가 가장 큰 보강으로 손꼽힌다. 리키 놀라스코(미네소타), 로날드 벨리사리오(시카고 화이트삭스), 마크 엘리스(세인트루이스)라는 이적 선수들의 대체 요원을 영입하는 선에서 보강을 마무리 지은 것이다.
미국 진출을 선언한 다나카 마사히로, 그리고 꾸준히 트레이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데이빗 프라이스(탬파베이) 영입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그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분위기다. 더 이상의 큰 지출을 하지 않겠다는 네드 콜레티 다저스 단장의 발언이 그 배경이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다저스의 이번 오프시즌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집안단속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이번 오프시즌에서 핵심 불펜 요원인 브라이언 윌슨과 J.P 하웰, 그리고 3루수 후안 유리베와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윌슨과 하웰의 계약은 환영하는 분위기고 유리베 또한 내야의 과도기를 메워줄 괜찮은 대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다저스의 고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바로 투·타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5)와 핸리 라미레스(30)와의 재계약이다. 두 선수는 나란히 2014년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는다.
두 선수가 없는 다저스는 이제 상상하기 어렵다. 올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커쇼는 명실상부한 다저스의 에이스다. 전력은 물론 상징성에서도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라미레스 또한 팀의 4번 타자로 올해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부상으로 86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타율 3할4푼5리, 20홈런, 5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40의 빼어난 성적을 냈다. 다저스로서는 두 선수가 FA 시장에 나가기 전 연장계약을 맺는 것이 유리하다.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MLB.com) 역시 26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의 향후 열 가지 과제를 뽑는 기사에서 커쇼와 라미레스의 재계약을 1순위에 올렸다. MLB.com은 두 선수와의 재계약에 대해 “보기보다 어려울 수 있다. 한 선수의 계약은 나머지 한 선수의 계약에도 영향을 미친다”라고 평가했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팀 내 공헌도를 가려 따졌을 때 한 쪽의 불만이 터져 나올 수도 있다는 의미다.
커쇼는 이미 10년 3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계약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커쇼는 아직 연장계약에 대해 이렇다 할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다저스는 반드시 커쇼를 붙잡아두겠다는 심산이다. 라미레스는 내년 160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역시 이 이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어 다저스로서는 만만치 않은 금액이 소요될 전망이다. 돈이 많은 구단이긴 하지만 두 선수를 모두 붙잡는다는 보장은 할 수 없다.
MLB.com은 이런 상황을 지적하면서도 “두 선수 없는 다저스를 진정한 우승후보로 간주하기는 어렵다”라고 하면서 두 선수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다저스도 새해에 들어서면 연장계약 협상을 서서히 시작한다는 방침이라 두 선수의 거취는 겨울을 뜨겁게 달굴 마지막 이슈가 될 수도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