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호크스에 새 둥지를 튼 이대호(31), 이제 그에게 남은 목표는 우승 뿐이다.
일본진출 후 2년, 이대호는 많은 것을 이뤘다. 2012년 오릭스에 입단한 이대호는 첫 해 타율 2할8푼6리 24홈런 91타점을 기록하면서 타점왕에 올랐다. 또한 올해는 정교한 타격을 앞세워 타율을 3할대로 끌어 올리면서 타율 3할3리 24홈런 91타점으로 다시 팀 타선을 이끌었다.
기량이 절정에 달한 이대호는 일본에 진출해서도 한국과 비교했을 때 성적이 떨어지지 않았다. 한국무대 통산 11시즌동안 이대호는 타율 3할9리, 출루율 3할9푼5리 장타율 5할2푼8리 OPS 0.923을 기록했다. 일본에서도 이대호는 2년 동안 타율 2할9푼4리 출루율 3할7푼6리 장타율 4할8푼6리 OPS 0.864를 올렸다. 통상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 간 타자들의 OPS가 0.150 가량 내려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대호는 일본무대가 좁다는 듯 활약을 펼쳤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 이대호의 메이저리그 도전에 관심이 쏠렸던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이대호는 오릭스와의 2년 계약이 종료된 올 겨울 일본 잔류와 메이저리그 진출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그를 원하는 구단도 있었던 것도 사실. 하지만 이대호는 일본에 잔류하기로 결정했다.
이대호의 일본 잔류는 또 다른 도전이다. 바로 우승이다. 소프트뱅크는 2010년과 2011년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전력이 탄탄한 구단이다. 게다가 이번 겨울 이대호를 포함, 5명의 외국인선수를 데려올 정도로 공격적인 투자를 벌였다.
2001년 롯데에서 데뷔한 이대호는 아직 우승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타격 7관왕까지 달성하면서 선수 개인으로서 영광은 모두 누렸지만, 팀이 우승을 거두는 기쁨은 아직 느껴보지 못했다. 이른바 롯데의 '암흑기'라고 불리는 2001년~2007년을 모두 뛰었고, 다시 가을야구를 경험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우승에 도전했지만 아픔만을 맛본 이대호다.
일본에 가서도 이대호는 '팀복'을 누리지 못했다. 2012년 타점왕에 오르며 한국인으로서는 37년 만에 일본 프로야구에서 타이틀을 차지하는 영광을 누린 이대호지만 불행히도 오릭스는 약팀이었다. 첫 해 퍼시픽리그 최하위를 기록한 오릭스는 올해도 5위에 그치며 우승권과 거리가 있었다.
혼자 잘해서는 우승을 할 수 없는 게 바로 야구다. 이대호는 지난 2년 동안 나무랄데 없는 성적을 남겼지만, 팀을 하위권에서 끌어 올리지는 못했다. 이대호의 소프트뱅크행은 우승이라는 지상과제를 향한 또 다른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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