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26)이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부터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결코 혼자만의 힘이 아니었다. 류현진의 주위에는 좋은 사람들이 넘쳐났다. 왁자지껄한 다저스의 클럽하우스 분위기도 류현진과 너무나도 잘 맞아 떨어졌다. 홀로서기가 아닌 함께 만들어간 성공이었기에 의미가 남달랐다.
▲ 류현진의 입과 귀 마틴 김


류현진 성공의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마틴 김이다. 다저스 구단의 마케팅 직원인 그는 류현진의 입단으로 통역 업무까지 겸했다. 그림자처럼 따라붙으며 오른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류현진의 입가 귀가 되어줄 뿐만 아니라 절친한 형으로서 류현진이 크게 의지했다. 원정을 떠날 때마다 한식당을 찾아내 류현진의 먹거리 고민을 해결해준 것도 바로 마틴 김이었다. 화려한 언변으로 때로는 류현진 대신 취재진을 상대하며 피로한 그의 심신을 달래준 '변호인'이었다.
▲ 류현진을 믿어준 매팅리 감독
선수는 감독과 궁합이 중요하다. 메이저리그에서 뛴 한국인 선수 중에 감독 또는 코치와 불화로 어려움을 겪은 선수들이 더러 있었다. 그런 면에서 류현진은 행운아였다. 돈 매팅리 감독은 미지의 선수였던 류현진을 색안경끼고 바라보지 않으며 믿음을 줬다. 류현진을 '아티스트'라고 맨처음 부른 것도 바로 매팅리 감독이었다. 경기 후 류현진 관련 매팅리 감독의 코멘트는 한국팬들이 가장 기다리는 소식이 됐다. 내년에도 매팅리 감독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궁금하다.
▲ 류현진의 안방마님 A.J 엘리스
투수는 어떤 포수를 만나느냐에 전혀 다른 투수가 되고는 한다. 류현진도 주전 포수 A.J 엘리스가 마스크를 썼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차이가 있었다. 류현진은 엘리스와 함께 한 23경기에서 10승을 올리며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했지만, 나머지 7경기에서는 4승 평균자책점 3.30이었다. 투수 리드 뿐만 아니라 블로킹과 2루 송구에서 류현진의 마음을 편하게 했다. 한국 미디어의 거듭된 류현진 관련 취재 요청도 늘 환한 웃음으로 받아주는 젠틀맨이다.
▲ 류현진의 라커룸 이웃 커쇼
류현진의 라커룸 바로 옆에는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 클레이튼 커쇼가 자리하고 있다. 같은 선발투수이다 보니 붙어다니는 시간도 많았다. 나이는 한 살 어리지만 류현진은 커쇼를 보고 배울게 많은 선수라고 했다. 특히 그의 철저한 몸 관리를 보고 놀랐다. 커쇼는 등판 전후로 누구보다 열심히 몸을 푼다. 선발등판 다음날에도 가장 먼저 경기장에 나와 스트레칭으로 보강 운동을 한 뒤 롱토스까지 한다. 류현진도 그런 커쇼를 바로 곁에서 지켜보며 혀를 내두른다. 존재 자체가 교본이다.
▲ 류현진과 둘도 없는 유리베
류현진이 다저스에서 가장 마음 편하게 상대하는 이가 바로 3루수 후안 유리베다. 말을 통하지 않다고 영혼의 콤비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활달한 성격을 자랑하는 유리베는 류현진보다 8살이나 더 많지만 그와 장난을 주고받는 게 일상이다. 너무 친한 나머지 8월 중순에는 류현진이 유리베의 뺨을 때린 모습이 불화로 비쳐지기도 했다. 스스럼 없이 장난 칠 수 있는 사이로 류현진이 가장 믿고 의지하는 큰 형님. 빼어난 핫코너 수비와 일발 장타력으로 그라운드 내에서도 든든한 류현진 도우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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