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D-1 '응답 1994', 추억 넘어 멜로에 응답하다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3.12.27 09: 59

케이블채널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가 1990년대의 추억과 애틋한 첫사랑 감성에 응답하며 케이블드라마의 기록을 새로 썼다. 지난해 '응답하라 1997'(이하 응사) 제작진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해 만든 이번 작품은 케이블드라마 최고 시청률 경신은 물론, 매화 화제를 모으며 출연진 모두를 스타 대열에 올려놨다. 특히 1990년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복고 감성과 '응칠'에 비해 좀 더 성숙해진 멜로를 섬세하게 그려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지난 10월 첫 방송된 '응사'는 1회부터 2.6%(이하 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신드롬을 예고했다. 이후 시청률은 수직상승하며 9.6%까지 치솟았고, 속편 징크스를 깨고 케이블드라마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최근 지상파드라마 중에서도 5%대 벽을 넘지 못하는 작품이 있는 것을 고려해보면 '응사'가 세운 기록은 놀랄만하다.
'응사'는 방송 초반에는 1990년대 '추억 팔이'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였다. 신촌 하숙집에 모인 전국 팔도 지방 사람들의 상경기를 공감가는 에피소드로 재미있게 그리면서 농구대잔치, 서태지와 아이들, 삐삐, 록카페 등 추억의 요소를 등장시켜 향수를 자극했다. 뿐만 아니라 당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와 유행가, 패션 등을 재현하며 복고감성 자극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응사'가 인기를 끈 주요 요인은 바로 첫사랑 멜로다. 주인공 성나정(고아라 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쓰레기(정우 분)와 칠봉이(유연석 분)의 삼각관계는 작품 전체를 엮는 큰 줄기였다. 또 중간 중간 삼천포(김성균 분)와 조윤진(도희 분), 해태(손호준 분), 빙그레(바로 분) 등의 잔잔한 첫사랑이 더해져 재미를 줬다. 여기에 남녀 간의 사랑은 물론, 친구 사이의 우정과 가족들의 사랑 등이 소소하게 펼쳐지며 웃음과 눈물샘을 동시에 자극했다.
나정과 쓰레기, 그리고 칠봉이의 삼각관계는 결국 '응사' 전체를 관통하는 남편찾기 구조의 뼈대를 만들었고, 마지막 회까지 이어지는 시청자들과의 '밀당'은 온갖 추측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특히 쓰레기와 칠봉이는 상상 속 첫사랑 이미지를 그대로 간직한 캐릭터로 사랑받으며 드라마의 인기를 이끌었다. 친오빠처럼 허물없는 사이였다가 갑자기 남자로 다가온 쓰레기는 어린 시절 오빠 친구에게 설렘을 느껴본 시청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었고, 칠봉이는 나정만 바라보는 지고지순한 첫사랑으로 여심을 공략했다.
또 원수처럼 눈만 마주치면 티격태격했다가 사랑에 빠진 삼천포와 윤진, 여러 여자를 만났지만 결국 첫사랑과 재회한 해태, 그리고 대학교 과선배 쓰레기에게 묘한 감정을 느꼈지만 다시 사랑을 찾은 빙그레까지 다양한 첫사랑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결국 추억을 뛰어넘어 첫사랑 멜로가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셈. 특히 마지막까지 나정 남편의 정체를 공개하지 않으며 삼각 멜로를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에 결과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응사'는 오는 28일 21회를 끝으로 종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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