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엑센트 2014 위트(WIT)’, CVT에 엔진 브레이크를 걸었더니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3.12.27 10: 43

엑센트가 무단 변속기를 달고 나타났다. 현대자동차가 2014년형으로 내놓은 ‘엑센트 2014 위트’에는 커다란 변화가 적용 됐는데 바로 무단 변속기(CVT, Continuously Variable Transmission)의 장착이다.
무단 변속기는 이미 일반화 된 개념이다. 자동차의 핵심 동력 전달 장치인 ‘변속기’를 톱니바퀴 대신 풀리와 벨트 뭉치의 작용에 맡긴 방식이다. 알려진 대로 CVT는 몇 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두 개의 풀리를 벨트로 연결하고 상황에 따라 풀리의 크기를 변경하면서 속도를 조절하기 때문에 이론상으로는 동력 손실이 일어나지 않은 변속기다. 더불어 변속 충격이 없기 때문에 높은 연비, 부드러운 주행을 구현할 수 있다.

‘엑센트 2014 위트’는 이러한 CVT의 장점을 알차게 살렸다. 차세대 카파 1.4엔진에 연결 된 무단 변속기는 엑센트의 아담한 체구와 만나면서 궁합이 잘 맞는 남녀의 만남을 보는 듯하다.
‘엑센트 2014 위트’가 CVT를 장착함으로써 얻은 또 하나의 효과는 ‘4단 자동변속기’로부터의 탈출이다. 종전의 ‘감마 1.4 엔진’에 연결 된 ‘4단 자동변속기’는 6단을 넘어 8단, 9단 같은 고성능 변속기 탑재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초라해 보이는 게 사실이었다.
실제 운전에서 오는 CVT도 ‘안정감’에 무게가 실려 있었다. 일부 소형차에서 느껴지는, 몸놀림이 ‘너무 가벼워서 불안했던’ 기억 대신 물 흐르는 듯 자연스러운 주행성이 운전자에게 전해져 왔다. 톱니바퀴에 비해 맞물림의 정도가 약해 무단 변속기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답답한 출발’은 ‘토크 컨버터’라고 하는 장치를 통해 보완이 됐다.
‘엑센트 2014 위트’가 무단 변속기를 달기는 했지만 겨울철 눈길 주행에서 유용한 엔진 브레이크도 꽤나 쓸만했다.
변속기를 수동 제어로 전환하면 계기판에는 1~6단까지 단수가 표시 된다. 여기서 1~6단은 기어의 변화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RPM 변화에서 오는 출력의 차이를 감지해 계기판에 표시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표시만 하는 게 아니라 기어 방식 변속기의 그것처럼 수동 모드 운전도 가능했다. 요즘처럼 눈이 자주 내려 미끄러운 도로에서 효과적인 엔진 브레이크도 물론 제 기능을 한다. 수동 모드에서 낮은 단수로 바꾸면 얇은 쪽에 걸려 있던 풀리가 굵은 쪽으로 변하면서 바퀴의 회전량을 안정적으로 줄여주는 브레이크 기능을 수행했다.
‘엑센트 2014 위트’는 구동력 손실을 최소화 하는 CVT의 특성에 따라 연료 효율도 향상 됐다. 종전 대비 6% 향상 된 14.1km/ℓ의 연비를 보인다. 실제 운전에서 계기판에 나타나는 평균 연비도 이 수준을 유지했다.
그런데 높은 연비에도 불구하고 ‘엑센트 위트’의 연료 게이지에서 바늘이 떨어지는 체감 속도는 보통 연비의 차량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유를 알아보니 ‘엑센트 2014 위트’에 실린 연료 탱크는 용량이 43리터에 불과했다. 현대자동차의 한 등급 높은 차량인 아반떼가 50리터의 연료통을 장착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작은 편이다.
덕분에 리터당 1900원 기준으로 연료를 가득 채우면 8만 1700원의 연료비가 나온다. 공식 연비로 환산하면 산술적으로 606.3km를 달릴 수 있다.
엑센트 2014 CVT는 ‘모던’이 1429만 원, 프리미엄이 1579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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